귀가 간질거리는 것을 보니, 귓밥(귀지)이 쌓였나 봅니다. 왠만하면, 귀에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그 간지러움에 어쩔 수 없이 귀후비개를 꺼냈습니다.
귓밥은 내가 파낼 때와 다른 사람이 파낼 때, 그 시원함이 다르지요. 스스로 파낼 때는 아무래도 귓밥이 보이지 않으니, 뭔가 찝찝하게 남아있는 느낌이 들지만, 남이 파낼 때는 깊숙한 곳까지 깔끔하게 파내고 있다는 생각에 만족감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휴지와 귀후비개를 챙겨 아내 옆으로 가서 협상을 시작하지요.
"귀 파내면, 빨래 개고, 설거지...."
"설거지만 오케이~"
협상이 잘 마무리 되어 이내 아내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한쪽 귀를 보여줍니다.
"안보여, 후레쉬좀 켜~~"
순간, 불안감이 몰려옵니다. 귀를 파내기 조금 전, 아내가 걸레 빨아달라고 소리쳤지만, 못들은척하며 쇼파에서 빈둥거려 아내의 짜증을 유발시켰기 때문이지요. 혹시나 귀후비개에 감정을 싫을까 걱정했지만 이미 늦었지요.
귀후비개가 이미 저의 귓속을 휘졋고 있었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살살~"이란 말만 내뱉는 정도이지요.
"어이구야~~ 이거봐라.. 이게 귓속을 막고 있으니 안들리지.. 그러니 내 말을 안듣지..."
노란색 굵은 건더기를 보고 오묘한 만족감과 쾌감을 느낍니다.
뒷정리하면서, 귓밥도 파냈으니, 이제 며칠동안 아내 말을 못들었다는 핑계를 못댈 것 같습니다.ㅜㅜ
일주일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습하고 덥고 불쾌질수가 높은 날들이 많네요. 오늘 밤만큼은 귓밥을 제거할 때 느끼는 시원함처럼, 몸이든 마음이든 깔끔한 마무리가 되는 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TkkwgtvyD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