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변하는 것은 누구일까?

친구가 낯설다고 생각이 들 때..

by 책 커피 그리고 삶

누군가를 오래 알고 지내다 보면, 얼굴 표정뿐만 아니라 사소한 단어 하나로 그 사람의 기분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함께하는 많은 시간 속에서 일종의 반복적인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며,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모습을 규범화하기 때문이다.


규범화된 또는 형태가 완성된 상대방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내가 편하게 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으로 상대방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기를 바라게 된다.


어느 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가


'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지?' 처럼


어느 날 문득, 상대방이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낯선 느낌으로 인해 상대방이 '변했다'라고 규정하고 그 사람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 서로 각자 선택한 다른 길을 갈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변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본인일 수 있다고 생각해봐야 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험이 많아지고 경험이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일상의 사건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반면에 삶의 기준들을 나름대로 조금씩 만들어 가게 된다. 그 순간 나와 상대방이 동일하게 생각하던 가치관들이 갈림길이 생기고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나와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변화된 나의 시선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니 '변한'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가 어떤 가치를 선택하더라도, 어떤 생각을 가지더라도, 그것이 다른 생명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것에 대해 인정해 주어야 한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또는 좀 더 발전적인 것이라면, 어떤 가치도 상관없다. 그것 또한 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변화된 가치관이기 때문이다.(안타까운 점은 상대방이 선택한 가치를 나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평가한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가치에 대한 판단은 그저 내 기준일 뿐이기에 '성인'이 아닌 이상 판단하는 것 자체가 편견일 수 있다.)


상대방과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나와 함께하기를 바라는 것은 그저 소망일 뿐이다. 어쩌면, 그러한 생각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변해도, 상대방이 변해도, 현재의 나를 지켜봐 주고 인정해주는 것뿐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질지라도 그 이상 좋은 것이 없다.


변하는 건 나쁜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상대방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내가 싫은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소유에 대한 상실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시시비비의 문제가 아니기에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변한 상대에 비난할 필요도, 다시 나와 같은 길로 오도록 설득할 필요가 없다.


P.S.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난 항상 너 옆에 있어.'란 말이 있다. 참, 무겁고 어려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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