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살

마음의 두께 조절하기

by 책 커피 그리고 삶

헬스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우울증 치료제이며, 마음의 수련활동이다. 얼굴과 등줄기에 흐르는 땀은 꼬리의 꼬리를 무는 잡생각을 일단 끊어 버릴 수 있기에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헬스를 권한다. 오늘도 일상에 지친 몸이지만, 어느덧 내 몸은 헬스장으로 향하고 있다. 운동을 끝마칠 때마다 오늘 하루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든다.


헬스 기구 중 '렛풀다운(Lat PullDown)'이란 기구가 있다. 활배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역삼각형 몸매를 만든다.


어느날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기기 시작했다. 렛풀다운 운동을 할 때, 손잡이를 당기기 때문에 생긴 굳은살이다. 특히 가운데 손가락의 굳은 살이 두껍다. 약지 손가락에 약간의 장애가 있어 가운데 손가락이 부족한 힘을 보충하느라 다른 손가락에 비해 더 많은 굳은 살이 생긴 것이다.


굳은 살이 과하게 쌓이면 손잡이를 잡고 당길 때, 손가락이 아파 원하는 무게를 들 수 없다. 그래서 가끔 손톱깍기로 굳은 살을 제거하지만 얇아진 살은 손잡이를 잡고 무게를 버티기에 민감하여 여전히 손가락이 아프다. 즉, 무게를 버티기에 위해서는 적당한 두께의 굳은 살이 필요하다.


굳은 살.. 참 아이러니 하다. 너무 많아도 아프고 너무 없어도 아프다.


마음의 두께도 굳은 살과 비슷한 것 같다. 어릴 때는 마음을 보호하는 살이 얇아 상처를 많이 받지만 살면서 마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적당히 두께로 굳은 살이 씌워진다. 굳은 살이 외부의 힘에 대항하듯 마음도 그만큼 강해진다.


그러나 너무 많이 굳어진 살이 또 다른 고통을 가져오듯 마음의 굳은 살도 적당한 두께가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 감정에 무뎌진 마음.. 그것은 굳은 살이 너무 두꺼워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거나 나의 감정이 외부로 표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강한 것만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금강불괴(金剛不壞)처럼 외적인 강함이 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또는 한없이 약한 것이 인간이란 것을 인정하고 마음의 굳은 살을 적당한 두께로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처럼 다시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아내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경계심이 생긴다. 거침없이 일을 처리해 나가지만 이전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했던 나의 마음은 엷어진 것을 느낀다.


이미 그러한 삶은 행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았기에 지금의 나의 모습을 경계하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마음의 굳은 살을 제거해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