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짓게 하는 추억을 돌아보며..
난 폰 브레이커이다. 조심스럽게 다루기는 하지만 덤벙거리는 성격 때문에 금방 액정을 깨 먹는 건 기본이고 약정 기간이 끝나갈 무렵에는 터치도 잘 안되고 마이크가 고장 나는 등 별의별 문제가 발생한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 놓기는 했지만, 부분 수리로 끝날 줄 알았던 것이 리퍼폰으로 교체되었다.(그래도 폰 보험에 가입되어 많은 비용을 지원받았다. 보험 중에 이렇게 잘 활용하는 보험은 폰 보험이 유일하다.^^)
이번 폰도 액정을 깨먹었지만 더 큰 문제는 이전에 아이튠즈(Itunes)에 백업을 할 때, 설정했던 복구 암호를 잊어버린 것이다. 몇 날을 찾아보았지만, 얼마나 어렵게 설정했는지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암호를 설정한 것부터가 뭔가 문제 발생의 소지를 남겨 놓은 듯하다.
아무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진만이라도 건지자는 생각에 클라우드에 사진을 옮기고 정리를 시작했다.
잊고 있었던 가족들과의 여행 사진, 멋진 풍경들, 잘 생김을 위해 노력하며 찍었던 셀카 등이 새롭게 느껴진다. 이번 기회에 이왕 정리하면서 앨범별로 구분하고 꼭 필요한 사진만을 남기기로 하였다.
예전 사진을 보면서 '그동안 이렇게 살았구나!'라고 느낀다. 그동안 내가 살았던 흔적을 살펴보면서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과 행복감이 살아나기도 하고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지난날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아래 사진처럼 지우고 싶은 예전에 살찐 나의 얼굴(이건 아닌 듯..)도 있었다.
나의 기억에 '좋았던 일'보다 '좋지 않았던 기억'이 훨씬 더 많기에 행복하지 않은 인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진에는 행복했던 순간들이 기록되어 있었고 그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 내니 그리 나쁜 인생도 아니었던 것 같다. 사진을 정리하는 시간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사진 속의 내 모습만큼 성숙해졌음을 느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동안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이 지금의 나에게 그리 나쁜 일은 아니었구나! 지금의 나를 만들었구나!'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이 힘들다면, 가끔은 집에 있는 낡은 앨범이나 몇 년 전의 사진을 살펴보기를 권한다.
당신의 인생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느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복구 비밀번호를 찾지 못해 많이 짜증이 났지만, 오히려 그것이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P.S. 그러나 다시는 암호 백업을 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