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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Oct 13. 2021

시도와 실패, 그리고 창조

출근하기 전이나 집밖 10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외출할 , 반드시 머리에 왁스를 바르지요. 그만큼 왁스는 저에게 필수 아이템입니다.


어릴 때부터 머리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유치원 때, 이발소에서 빡빡머리로 깍고 며칠동안 창피하다고 유치원에 안갔던 기억, 두발 강제 규정이 있던 중, 고등학교 때, 어떻게든 빡빡머리를 길게 보이려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눌렸던 기억, 대학생 시절, 반곱슬 머리가 싫어서 스트레이트 펌약을 사다가 집에서 머리카락를 펴다가 다 끊어 먹었던 기억 등 유난히 머리에 민감했습니다.


머리에 바르는 제품도 다양했지요. 대학생 시절에는 주로 스프레이로 머리를 고정했지만, 진뜩한 느낌과 과자처럼 부서지는 느낌이 싫었고, 30대에는 드라이로 머리를 고정했지만, 쉽게 풀리고 머리카락이 바짝 마른 옥수수 수염 같았지요. 40대에 왁스를 사용했지만, 제품마다 고정력과 끈적임, 그리고 미묘한 반짝임과 세팅력 차이로 많은 제품을 바꾸었지요.


참.. 이렇게 주저리 쓰고 나니, 머리카락을 혹사시켰다는 생각과 조금씩 진행되는 탈모가 이해가 됩니다.


아무튼, 머리카락을 자르다 삑사리 난 머리를 복구하기 위해 짧게 잘랐다가 의외로 멋지게 느껴 현재의 머리 스타일을 하게 되었고, 40년이 지난 후에야 가장 만족한 머리 스타일을 찾았기에 지금까지의 그 수많은 시도가 추억으로 남게 되었지요.


나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찾는 것처럼, 가장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다만, 내가 목표한 것에 대해 한번에 성공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패를 통해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나 새로운 시각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겠지요.


찾아보면, 세상의 많은 것들이 실패를 통해 탄생한 것들이 많이 있지요.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하려다 실패하고 비아그라와 탈모 치료제를,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하려다 금연 치료제를, 접착제를 만들려고 했다가 포스트잇을 발명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실패를 통한 창조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 잘 풀리지 않은 것들에 대해 편한 마음으로 여유있는 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ssrqsrE7h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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