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내차는 본래의 색보다는 갈색의 흑먼지와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의 하얀색이 뒤섞여 겨울을 보내지요. 덕분에 주말마다 그냥 물만 뿌려 먼지만 닦아내기는 하지만, 매주 금요일 집에 갈 때와 일요일 직장으로 지역을 넘어갈 때, 어김없이 엉망이 됩니다. 제가 겨울을 싫어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4년을 이렇게 지내다 보니, 이제는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지만 깨끗한 남의 차를 볼 때마다 내 차의 가치가 떨어지는, 평가 절하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요.
재밌는 점은 세차 후, 깨끗한 차를 운전할 때와 흙먼지를 뒤집어 쓴 차를 운전할 때,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세차후에는 앞차의 뒷바퀴가 튀기는 흙탕물과 염화칼슘이 내 차에 묻을까 비교적 천천히, 거리를 두어 운전하지만, 지저분해져 차 손잡이마저 염화칼슘으로 하얗게 변한 내차를 운전할 때는 흙탕물이 튀기면 튀기는대로, 앞의 큰 트럭이 샤워기 마냥 뿌려대는 온갖 것들을 그대로 맞으며 운전하지요.
아마 경험상 내차의 상태를 이미 알기에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한 마음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먼지를 뒤집어 쓴다 하여도 내 차가 가진 고유의 모습과 가치는 변하지 않지요. 세차장에 끌고가 거품세차만 하더라도, 아니 유리막 코팅까지 한다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지게 보일 겁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먼지 낀 시야를 가지고 그 속에 담긴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고 가치 절하하여 후회하는 경험은 한번쯤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비유하자면 먼지 속에서 차의 진정한 모습과 가치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P.S. 2013년 여름에 구입했을때의 사진을 아직 가지고 있지요. 이랫던 내차가 오늘 모습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주인이 잘못했네...
오늘을 수고한 모든 분들께~ 건배..
https://youtu.be/Ehs0RFVAhX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