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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Mar 05. 2022

취향(趣向)

오늘 아내와 병원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함께 서울로 올라왔지요. 오전에  일을  보고 고속터미널까지 바래다 주는데, 터미널 지하상가에 많은 의류점이 있었습니다. 길게 늘어진 가게에 진열된 많은 물건들을 들러보려면 1~2시간은 소요될  같더군요.


거의 대부분 여성 의류들이었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인해 구입에 결정장애를 일으킬것 같았지만 쿨하게 구입하는 아내의 모습에 존경심이 생기더군요. 수많은 여성 옷들을 보면서 남성 옷의 한정적 디자인이 아쉬워집니다. 내가 만약 여자라면 저 상당수의 다양한 옷들을 입어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지요.


한편으로는 나로서는 도저히 소화가 안될 옷들을 보면서 저 옷들은 도대체 누가 입을지 궁금하더군요.


우리말 한자어 중에 '취향(趣向)'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취향(趣向)은 '뜻 취'자에 '향할 향'으로 마음이 원하는 방향을 뜻합니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누군가는 그 옷들의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할 것이고 구입하겠지요.


우리는 살면서 내가 싫다고 다른 사람들도 싫어할 것이라는 착각에 쉽게 빠지지요. 그래서 자신의 판단대로 평가하고 모두가 자신의 생각을 따를 것이라 생각하며, 예상과 달라지면 분노하지요.


'참 바보같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은 아마, 우리가 가진 문화와 집단의 성향이 알게 모르게 개인의 취향을 억압할뿐만 아니라, 개인 스스로가 자율성을 잃어버리고 집단의 성향에 맞춰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회적 모임, 집단, 정당 등 단체를 만들고 그 나름대로 문화를 형성하며, 개인의 독특한 성향을 눌러 그 집단을 유지하려고 하지요. 친목모임, 학교, 직장, 심지어 가족모임까지...


개인 스스로 집단의 목적과 문화를 위해 어느 정도 개인의 취향을 희생하는 부분이 있지만, 진짜 문제는 개인의 독특한 취향을 암묵적 강요로 인해 소속된 집단에서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가끔 우리는 소속된 집단의 이익과 문화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듯합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되세요.~^^

https://youtu.be/1KxHQxJmU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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