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어떤 색깔이니?
"너가 보기엔 난 어떤 색인거 같아?"
"회색"
순간.. '잘못 말했나?' 보통 회색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흐리멍텅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의 머리는 빠르게 돌고 있었다.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상대방의 특징을 색깔과 잘 어울려 말해 줄 수 있는 적당한 말들을 찾고 있었다.
"회색이란 느낌.. 불투명하면서.. 깨끗한 느낌은 아니지만 다른 색과 어울려 색의 명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색.. 다른 색깔에 회색을 섞으면 색이 어두워지거나 탁해진다. 그것은 너와 대화하는 상대방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느끼게 한다. 가장 어두운 면부터 그 색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까지... 그게 너의 매력이다."
온갖 색깔에 대한 잡지식을 섞어서 긍정적이면서, 상대방을 잘 설명할 수 있도록 말로 설명하였다.
문득, 지금까지 나의 글들 속에서 '자기 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라고 표현된 글들이 많다. 그 표현의 의미는 '남과 구별되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기만의 특특한 특성을 가져야 한다'라는 비유적인 뜻이다. 하지만, 이번 대화를 통해 색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색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을 스스로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각자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은 좋고 나쁨으로 분류할 수 없다. 여리고 남들에게 싫은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착하다'라고 말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사람을 '성질이 고약하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상황과 때에 따라 '착함'은 우유부단함과 연결되고, '고약한 성질'은 추진력과 뚝심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결국 내가 어떤 특성을 가졌더라도, 그것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신이다.
이후 그 친구와의 대화는 계속된다.
"(나) 그럼 난 어떤 색깔이냐?"
"(상대방) 흰색과 검은색이다."
"(나) 왜?"
"(상대방) 넌 정상과 또라이를 넘나 들어서..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