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릉 그릉 우르릉 쾅!"
맑았던 하늘은 금세 어두워지고 벼락을 동반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망할~ 아.. 얼마나 어렵게 사람들과 조율하고 설득하며, 계획한 공연인데...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
애착을 가진 만큼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숨겨놓았던, 원망, 실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온다.
난 분명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주변인의 비협조와 불운 같은 날씨로 인해 모든 것을 망쳤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나만 고생한다는 피해 의식 같은 것들이 밀려오고 분노와 결합하여 표출되려고 한다.
어찌 되었던 고생 끝에 행사를 무사히 마쳤고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모두가 떠나버린 행사장의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하나하나 곰곰이 되새겨 본다.
사실, 주변인들이 비협조적이었던 것이 아니다. 내가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요구하지 않았고, 그 사람들도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나의 곁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날씨는 나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내 영역 밖이다. 내 책임이 아니다. 허공에 대고 욕지거리하며, 날씨를 원망해봤자,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만약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처음의 감정은 허탈함일 것이다. 이후 자연스럽게 주변인에 대한 원망이 찾아온다. 바로 이 지점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자신을 돌아보며, 결과를 받아들이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참으로 어려운 이유는, 내가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내 마음같이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내가 결과에 대해 실망한 것을 주변인들에 대한 실망으로 대체함으로써 조금이나 비겁한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이다.
주변인이 나를 따라 최선을 다하던, 그렇지 않던, 내 몫이 아닌 것이다. 내가 부족한 것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설득과 협조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일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결국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날씨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은 일의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주변을 원망하지 말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혹시, 주변인의 협조가 실망스럽더라도 그것 또한 당신의 그릇이며 능력이다.
결과를 이해하고 정면으로 받아들이자.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인정하자.
"괜찮아...."
P.S. 그렇게 쏟아지는 비가 멈췄다. 커피를 다 마시고 주위를 둘려보며, 걸어본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의 별빛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감정의 순화를 마치고 난 후, 앞서 부정적인 감정은 사라지고 평소 익숙한 주변이 새롭게 보인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좋은 추억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