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고양이를 한마리 보고 문득 어릴 적 키웠던 고양이가 생각났습니다.
30년전 일반주택에 살았는데, 작은 마당이 있던 곳이었지요. 어릴적 생각해보면, 항상 개와 고양이를 키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당시 개를 묶어놓고 키우지 않아서 작은 대문틈으로 아침에 나가 저녁즈음 들어왔고 고양이도 온 동네를 쏘다니느라 집에 잘 없었지요.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그날따라 마당에서 놀고 있는 고양이를 보았고 동생과 같이 고양이를 던져서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지요. 그래서 고양이를 거실로 데려와 방석위에 놓고 동생과 같이 방석을 위로 올려 헝가래를 하듯 던졌습니다. 둘다 힘이 없어 겨우 머리 위 정도 올라갔는데, 어린 마음에 고양이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것은 저만의 착각이었고 고양이가 무서웠는지 방석 위로 떨어지자마자 제 팔을 타고 어깨를 지나 제 머리 위로 올라갔습니다. 얼마나 빠른지 순식간에 올라더군요.
그 순간 저는 아픔에 비명을 질렀지요. 고양이는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톱을 세워 저의 머리 가죽에 박았고 참 아팠습니다. 그와중에도 갑자기 뜯어내면 내 머리가죽이 다칠 것 같아서 고양이를 어르고 달래 듯 살살 내려 놓았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고양이는 생각보다 무겁다.', '나도 참 어릴 때 개구장이었다.'라는 2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름 충격이었는지 그 이후, ‘고양이는 자신이 위기를 느끼면 주인을 배신한다’는 생각에 한동안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지요.
사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믿음이 필요한 놀이에 맨날 바깥으로 쏘다니는 고양이와의 유대감도 별로 없었을뿐더러 고양이는 방석위에서 방방이를 타는 놀이에 동의하지도 않았던 것이지요. 고양이와 나와의 신뢰감은 나만의 착각이었고 그만한 시간과 노력이 없었음에도 고양이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한 것이지요.
우리가 살다보면,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모임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서로간 또는 조직과 자신과의 신뢰감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거기에 속해있다는 이유로 소속된 조직을 위해 희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그 희생을 거부할 경우 비난으로 이어지지요.
젊었을 때, 직장에서 많은 것을 요구당했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그것이 과연 내 인생에 의미가 있었던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에서 맡은 역할 이외에 반드시 누군가는 해야 할 추가적인 일들이 있지요. 하지만,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다'라는 것을 느낀다면, 스스로 그것을 묵묵히 수행하는 대상에 대한 존경심을 표해야 하지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