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리인가?

by 책 커피 그리고 삶

한참 일을 하다가 조금 쉬고 싶을 때, 가끔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오전 내내 햇빛에 달구어진 내차에 들어가 차문을 닫고 따뜻함을 느끼며, 뒷자석의 의자에 기대어 앉으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 되지요.


따뜻한 봄날, 내차는 저에게 잠깐의 쉼을 제공하는 곳이 되지요. 외부와 단절된 채, 소위 짱박히기 가장 좋은 장소이며, 그 순간에는 모든 감정이 사라지고 편안함만이 남지요.


이럴 때마다 내차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파리처럼 나도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한파리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쉬고 싶을 때, 세상과 단절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지요. 여기서 단절의 의미는 어디 한 장소에 인기척을 없애고 머물러 있는 것도 포함되지만 사람들이 나를 모르는 장소로 여행하는 것도 해당되지요. 사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가끔 연락두절이 되고 가족들이 불편을 겪기는 합니다.


스스로 알게 된 저에 대한 성향 중 하나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이 무거워지고 온오프라인에서 소통이 줄어들지만 마음이 편하면 활발한 소통을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군나 자신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한 성향들이 나와 잘 맞는 경우도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지요.


문제는 그러한 성향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여 망상을 만들어내고 지래 짐작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특히 갓 시작한 연인들의 경우, 상대방의 성향도 자신의 성향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여 오해와 불만 등이 쌓인다는 것이지요.


오래 함께 살아온 부부가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그동안 상대방의 성향을 고치려고 화도 내고 요구도 하였지만 결국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상대방 본연의 성향을 인정하기 때문이지요.


같은 원리로,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파리에게 추운 곳으로 가라고도, 왜 그렇게 하냐고 누가 뭐라고 하지 않지요. 파리에게는 그러한 성향에 고치려고 요구하지 않지만 같은 인간에게 고치라고 요구하는 것을 보면, 상대방을 좌지우지하고 싶은 자신의 욕심이 투영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요.


미물과 인간이 어찌 같은 존재라고 물을 수 있지만, 인간에 대한 가치와 존엄도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에 불과할 수 있지요. 자연의 입장에서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에서 파리도 인간도 그저 하나의 생명이지요.


오늘도 저는 잠시동안 한마리의 파리가 되어 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KVoDUfP1H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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