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나를 던지다.
낯선 곳에 나를 툭하니 던져 놓는 것을 좋아한다. 낯선 곳에서의 긴장감과 설레임은 삶에서 묘한 희열감을 느끼게 한다. 이번 대만 여행은 내 생애 해외로 홀로 떠나는 두 번째 여행이었고 지금까지의 여행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작년, 첫 번째 도쿄 여행도 나름 좋았지만, 일정이 꼬이고 준비를 많이 못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정은 목적지도 분명하고 철저히 준비한 덕분인지 너무나 알차게 지냈으며, 긍정적인 외로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현지인처럼 지하철, 시내/시외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으로 다니기 때문에 길도 잃어서 일정이 늦어지는 등 매일이 도전이었다. 걸어다니는 시간이 많아 5일 동안 몸무게도 2키로나 빠졌다. 특히, 매일 밤 느끼는 극도의 외로움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였다.
'이것이 낯선 곳으로 혼자 하는 여행의 참맛이라.'
가끔 사람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혼자 가면 무섭지 않냐고 나에게 묻는다. 물론 당연히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다.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고 외로움도 느끼고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것이다.
잠시 나와 다른 모습, 내가 발견하지 못한 모습들을 느끼면서, 나만의 가능성을 알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
여행 일정은 아래와 같다.
▣ 1일 차
1. 타이베이 101
- 롯데타워와 느낌이 똑같다. 어쩜 이렇게 같은 느낌인지.. 전망대에서 특별히 할 것도 없고 롯데타워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비추한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하여 저녁 야경을 보며, 셀카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
2. 임강가(린쟝졔) 야시장
- 타이베이 101 근처에 있는 야시장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물건을 팔고 있었다. 대만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간식거리를 사 먹으면서 다니기를 추천한다.
▣ 2일 차
무려 14시간의 강행군이었다. 아침 8시에 숙소에서 출발하여 밤 10시 30분에 돌아왔다.
1. 허우통(고양이 마을)
- 예전에 탄광 마을로 쇠퇴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고양이가 많아 핑시선 라인의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고양이는 많이 못 봐서 아쉬웠다.
2. 스펀 및 스펀 폭포
- 어릴 적 기차 길에서 놀던 추억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운행되는 기차 길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희망과 소원을 적어 종이풍선에 날려 보낸다. 난 홀로 여행이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스펀 폭포는 스펀역에서 한 30분 정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3. 징통(Jingtong)
- 핑시선 종착역에 있는 역으로 아주 작은 마을이다. 사실, 지우펀에 가려고 하다가 지명을 착각하는 바람에 도착한 곳으로 나름 인상 깊은 곳으로 기억된다. 이런 것이 여행의 추억으로 오래 기억남을 듯하다.
4. 지우펀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란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밤의 야경이 멋진 곳이다. 이곳 역시 출입구를 찾지 못해 산 정상에 있는 공동묘지를 헤매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등골이 서늘하다.(왜 정상에 가겠다고 굳이 묘지를 올라갔는지...)
▣ 3일 차
전날의 무리한 일정으로 많이 피곤하였지만, 버스를 타고 1시간 넘게 가야 하기에 9시에 예류로 출발하였다. 이날도 목적지에서 내리 못하고 낯선 마을에 내려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ㅜㅜ
1. 예류 지질 공원
- 자연으로 형성된 암석들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으로 기이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날씨가 무척 더워 나시티 하나만 입고 돌아다녔다.
2. 스린야시장
-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야시장으로 먹거리 볼거리가 많아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 4일 차
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오전에는 단슈이 지역과 오후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하였다.
1. 담강중학교/ 진리대학/ 홍마오청
- 담강중학교는 꼭 방문하고 싶었던 장소였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이 되었던 학교로 현재도 실제로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아름다움에 잠시 넉을 잃고 둘러보면서 영화 속의 장면들을 되새겨보았다.
- 진리대학은 중학교 바로 옆에 있으며, 앤틱한 분위기가 좋다.
- 홍마우청 역시 주변에 있어 수월하게 둘러볼 수 있다.
2. 국립고궁박물관
- 대만의 박물관으로 볼거리가 다양하여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면 좋다. 입장 시 백팩은 따로 보관소 보관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 입장권 구입과 가방을 보관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 5일 차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오전에 부담 없는 코스로 결정하고 길을 나섰다. 한걸음마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1. 중정기념당
- 장제스(蔣介石)를 기리기 위한 곳으로 넓은 광장이 펼쳐 있다. 운이 좋게도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었고 교대식을 마친 근위병들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2. 단파크(Daan Park)
- 중정기념당을 보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아쉬움을 덜고자 찾은 곳이다. 특별한 건축물은 없으나 숙소가 근처인 경우 저녁에 산책 삼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드디어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도둑질도 하던 놈이 한다'고 홀로하는 여행의 불안감은 줄어들고 설레임과 행복함이 더 충만하였다.
▣ 기타 유심카드와 숙소
1. 유심카드
해외로 갈 때마다 로밍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너무 비싼 가격에 조금이라도 경비를 줄이고 싶어 현지 유심을 구입하였다. 송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유심카드(5days 무제한)를 신청했고 만족스럽게 활용하였다.(공항 출국장 나오자마자 있다)
2. 숙소
- 4박 5일 중 2일은 에어비앤(airbnb)로 빌라를 신청했고 외관은 허름하였지만, 방은 깨끗하여 매우 만족하였다. 최근 범죄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지만, 뭐.. 난 남자이고 호텔에 비해 반값이라.. 별 상관하지 않았다.
P.S. 내년에는 어디로 떠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