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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Aug 06. 2022

한번의 오바질의 대가

3년전 배낭 하나 둘러매고 라오스로 홀로 여행을  적이 있다.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폰이 IPhone XS MAX 구입한지 한달밖에 안된 폰이었다. 라오스 여행내내 비가 내렸지만 아이폰에 방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광고에 비를 맞아가며 폰을  굴렸다.


여행 중반, 여전히 비가 내리는 날, '루앙프라방'이라는 작은 도시 근처 '꽝시폭포'란 곳에 방문했고 폭포에 뛰어들며, 비오는 날의 수영이란 새로운 기분을 만끽했다.(물론 물속으로 뛰어들때는 방수케이스를 씌웠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올때부터 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터치불량에 뭔가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는 것이 아무래도 며칠동안 계속 비를 맞고 다녀서 빗물이 스며든 것이 분명했다.


'아.. 폰이 없으면 국제 미아되는데...'


일단 유심을 빼고 드라이기로 말리고 수건으로 닦고 부처님, 하나님, 하늘님  온갖 신에게 기도도 하고.. 정말 별의별짓을 다했다. 다행히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조금씩 살아나더니 3일후에 완전히 복구되어 얼마전까지  사용하였다. 지난  제주도 태풍오는날 트래킹하면서 오바질을 하기전까지....


기여이 폰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빗물이 들어가 페이스 아이디는 맛이 가고 초록색 화면만 보인다.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지만,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아내에게 욕을 한바기지 먹고 목요일에 새 폰을 구입했다. 그날 오후 내내 (잠시 살았을 때 얼른) 백업 받아놓은 파일로 복구하고 이리 저리 설정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새로운 폰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만, 바로 이전의 폰을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다.


1. 폰의 액정을 분해하면서 하루를 만지작거려보니, 메인보드는 살아있는거 같고, 액정만 나간 상태일 가능성이 70%이다. 이는  7만원하는 중국산 액정을 따로 구입해서 자가교체하면 Second 폰으로 활용이 가능할듯하다. 다만, 메인보드가 나간거라면, 그대로 액정값 7만원은 버리게 된다. 또한, XS버전부터 자가수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선을 끊어 먹을  있지만,  이전에도 아들과 내가 하도 액정을 깨먹어서 수리 경험도 몇번 있으니 불가능하지는 않다.

[침수라벨이 빨간색으로 변한 것을 보면 침수가 확실.. ㅠㅠ]


2. 이것 저것 고민하지 않고 침수폰을 사는 업체 팔아서 조금이라도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는 방법이다. 다만, 살릴  있는데, 그냥 팔면 아깝다.


스마트폰 없이 3일을 살아보니, 그야말로 스마트폰이 곧 '나'이고 내 '영혼'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카톡도, 은행업무도, SNS도 당췌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이젠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도 어렵다. 어쩌다 나는 이 작은 기계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일까?


무엇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반드시 지켜야 핳 새로운 규칙이 하나 생겼다.


'비오는 날 오바질 할때는 폰의 방수를 믿지 말고 구멍마다 테이프로 다 붙여 놓고 하자.'


또한문득 이 만화가 생각난다.

https://m.cafe.daum.net/ani8/8WW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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