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강렬함을 부드럽게 바라보기
한 여름 강렬한 햇살은 더위와 눈부심으로 인해 거리를 걷기 힘들게 만든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지만, 눈부심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본능적으로 인상을 찌그러트려 눈의 크기를 작게 만들고 안구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가끔 선글라스를 쓴 사람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도 선글라스를 쓰고 다닐까를 고민해 본다.
가끔, 어릴 적 TV 프로그램 중 '기동순찰대'라는 미국 드라마를 생각한다. 지금은 세세한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 주인공이 선글라스를 낀 멋진 모습을 동경했었다.
요즘은 거리에서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초등학생 시절,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 중 선글라스를 쓴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다. 가끔, 용기있는? 사람이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면, 사람들은 겉멋만 들어간 사람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햇빛의 강렬함 때문이다. 그 강렬함으로 인해 눈이 부담되고 사물을 정면으로 볼 수 없다. 선글라스는 햇빛의 눈부심을 줄여 한층 부드럽고 편하게 사물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격렬한 감정도 강렬한 햇빛과 비슷하다. 보통,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분노를 느끼기나 극한 슬픔을 느낄 때, 격렬한 감정을 경험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강렬한 감정에 빠져 있으면, 자신뿐만 아니라 대상, 감정의 원인 등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고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여 항상 불안정한 기분이 유지된다.
안정되지 못한 기분은 자신과 대상에 객관적 시선을 가지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의 기분(긍정이든, 부정이든)에 반하는 충고, 조언, 상황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 오히려 모든 이성적, 논리적 사고력을 총동원하여 스스로 지금의 상태를 합리화한다.
감정에 선글라스를 씌우고 다시 한번 감정을 바라보자. 내가 느끼는 감정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아무리 행복해도, 아무리 슬퍼도, 아무리 화나도-선글라스를 통해 필터를 통해 나의 감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글라스의 렌즈가 강렬함을 감소시켜 세상을 부드럽게 보여주는 것처럼 나의 감정을 한층 부드럽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나와 연결된 대상에 대해 숨겨진 감정-예를 들어, '행복 속에 숨겨진 다른 사람의 슬픈 감정'이나 '슬픔 속에 숨겨진 새로운 나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선글라스를 가지고 있지만, 항상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렌즈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명상을 활용하고, 어떤 사람들은 운동이나 독서 등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강화한다. 나의 경우,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경우가 적어졌다. 이는 글쓰기를 통해 선글라스에 고급 렌즈로 갈아 끼우는 것과 같다.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 따뜻한 물 한잔을 떠서 하루 일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나의 감정의 선글라스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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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격렬한 감정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감정을 표현하기 원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그것이 상대방이나 물질 같은 대상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순수한 감정이라면, 지칠 때까지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