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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Jun 24. 2023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어제 영화 '플래시'를 보러 극장에 가기기 위해 밤거리를 걸었지요. 늦은밤 거리의 풍경은 낮의 모습과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문득 지난 4월, 이 거리에 한창 벚꽃이 피었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기의 거리는 낮보다 밤에 사진으로 표현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지요. 벚꽃 사이로 비치는 가로등의 불빛은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거리를, 네델란드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명확한 대비와 과감한 삭제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강조한 '야경'의 한 작품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지요.

[야경/ 출처 : 나무위키 캡처]

렌브란트의 대표작중 하나인 '야경'은 어둠을 배경으로 빛의 표현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인물들의 표정과 그것을 통해 인물의 보이지 않는 심리까지 표현한 작품이지요.


하지만 다음날 낮에 같은 장소를 지났지만, 어제 밤에 보았던 거리는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왜... 모든 것이 분명히 보이는 낮보다 미미한 빛에 기대어 그 일부만 보이는 어둠에서 더 아름답게 보일까?'


어쩌면, 어둠은 그 거리가 품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안보이게 가려줌으로써 가장 진실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배경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한낮에 수많은 빛의 입자가 필요없는 부분까지 볼 수 있게 하여, 우리 눈을 현란하게 만들고 아름다움을 숨기지만 어둠은 정말 필요한 부분만 드러내게 하는 것이라 볼 수 있지요.


그런점에서 우리 주변의 익숙해진 사람들은 마치 한낮에 거리를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것을 잘 알고(잘 볼 수) 그 사람의 행동을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기에 그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하나 봅니다. 옆 사람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매번 숨은그림찾기를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라도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야만 관계속에서 섭섭함보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결론은…….


'여친은 낮보다 밤에 보아야 아름답다.'

https://youtu.be/3LYTk3ho8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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