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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Jul 01. 2023

집에서는 편하게..

날이 미친거 같습니다. 잠깐 밖에 나와 차문을 여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뜨거운 공기에 오늘 폭염이라는 날씨 예보를 실감했지요.


이런 날, 서울에 있는 딸래미 자치방에 가려다 포기하고 일찌감치 쇼파와 한몸이 되어 여유를 즐겼지요. 쇼파 가죽의 차가운 느낌이 참 좋더군요.


자녀를 다키우고 집 밖으로 내 보낸 이후,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이런 더운 날 집에서 속옷바람으로 편하게 있다는 것이지요. 예전에는 별로 몸에 걸치지 않고 있으면 아내가 화를 냈지요.


“얘들도 보는데 옷 좀 입어”


“No, 내집애서는 조금 편하게 있자..”


라고 대답하지만 딸아이의 눈초리에 슬금슬금 챙겨 입지요. 집은 가장 편하게 있고 싶고 가장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니, 가릴 것은 가려야 하겠지요. 항상 그것이 마음속으로 불편했습니다.(20년 동안..)


“집에서는 내 마음대로 있고 싶다”


“그럼 혼자 나가 살아”


뭐 틀린 말이 어니라서 어쩔 수 없이 듣기는 하지만 이제는 이런 제약이 없으니 별 소리를 안하더군요.


자유인을 만끽하면서 TV를 보고 있지니, 참 아이러니를 느꼈습니다. 혼자는 자유롭지만, 둘이면 덜 자유롭고, 셋이면 훨씬 덜 자유롭지요. 하지만 혼자면 외롭고, 둘이나 셋은 훨씬 덜 외롭지요.(싸우던 웃던 어찌되었던 상호교류를 하지요)


자유는 고독감은 서로를 상대로 그 댓가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현명한 사람은 적절한 조화를 찾겠지만, 참 쉽지는 않지요.


최근 애완견을 끼우고 싶어도 기르지 못하는 것도 자유와 책임의 상대적 대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자유로움을 다른 가치보다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는 여행이 제한되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선택하는데 있어 제약 조건이 되는 것이 싫은 것이지요.


자녀와 함께 사는 동안, 좋은 일 나쁜 일을 겪으면서 대체로 덜 고독하고 덜 외로웠지만 집안에서의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했지요.


이처럼 우리가 살면서 하는 선택은 그것이 단순한 것일지리도 어떤 대가가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무엇을 대가로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아마... 설거지가 기다...)


행복한 토요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hcaCPLuKs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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