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여행 5
▣ 기차 예매하기
스리랑카 이동코스를 시계 방향으로 돌 경우, 캔디에서 누와라엘리야로 많이 이동하는데, 많은 여행객들이 기차 여행을 선호한다. 스리랑카는 기차 구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넓은 차밭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대관령 초원을 보는 느낌이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한달전에 철도청 예약 사이트가 열리는데, 순식간에 예매가 끝나서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그런데 기차로 누와라엘리야로 가기 위해서는 도착역을 누와라엘리야가 아닌 나누오야(Nanu Oya)에서 내려서 툭툭을 타고 20분 정도 아동해야 힌다. 즉, 스리랑카 철도청 예약 사이트(https://seatreservation.railway.gov.lk/mtktwebslr/)에서 예약할 때도 나누오야(Nanu Oya)로 검색해야 한다.
한달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했는데, 잠깐 머뭇거리는 사이에 매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누와라엘리야-나누오야, 나누오야-엘라 구간으로 2일에 걸쳐 이동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하였다(스리랑카와 한국의 시차가 3시간 30분 차이이므로 우리나라 새벽 3시 30분즈음 딱 한달 후 해당 날짜의 예약이 열린다).
걍험상 일단, 1등실인지 2등실인지, 날짜와 시간대를 확실하게 정하고 자리가 나자마자 고민하지 말고 결재부터 해야 한다. 잠시 머뭇거리다가는 이미 예매가 끝난다.
▣ 기차여행 좌석이 중요하다
예매를 못한 경우, 당일 입석을 끊을 수 있지만, 몇 시간동안 서서 가는 것을 생각하면 체력도 고려해야 한다(현지 여행사를 통해 좀 더 비싸게 표를 사기도 한다). 뭐.. 상관없다라고 한다면 무조건 짐 배낭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올라타자 마자 자리가 없으면 일단 좌석 위 짐칸에 가방부터 위에 올려 놓어야 그나마 편히 갈 수 있다.
이제 두번째 문제가.. 오른쪽 좌석이 경치가 더 좋기에 오른쪽 좌석을 끊었다면 운이 좋은 것이지만 왼쪽 좌석을 끊으면 경치 감상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창가쪽이 아니면 사람들에 가려 제대로 경치를 감상하는데 애로점이 많다. 나의 경우 왼쪽 통로쪽 좌석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가끔 객차와 객차 사이 연결 공간에서 풍경을 감상할 기회가 생길 때가 있는데, 그때를 노려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경치가 좋은 구간은 서양인들이 몰려 충분히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수시로 연착과 지연이 되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연착과 지연으로 예상 이동시간에 2시간정도를 더하고 그 2시간은 그냥 버린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참고로 기차밖으로 온몸이 완전히 밖으로 나간 상태에서 매달려 사진 찍는 것은 너무 위험해 보인다. 추억 사진 하나 남기자고 목숨 거는 일은 자제가 필요할 듯…
▣ 기차타고 나누오야로 향하다
캔디에서 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스리랑카의 여행에서 꼭 경험해야 할 기차 여행을 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한다. 기차역은 캔디호에서 그리 멀지 않다. 걸어가면서 간식을 살 수 있는 가게들이 나오는데, 간단하게 물과 간식을 사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의자에 앉아 출발시간이 다가오지만 역시 연착이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아까 사온 간식을 먹고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기다린다. 힌 40분 정도가 지나자 열차가 도착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객치 번호가 티켓과 달라 역무원에게 2등석 칸을 물어본다. 다행히 2등석은 사람들로 크게 붐비지 않았다.
기차가 츨발한다. 한 30분 동안은 별다른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곧 객차 안에서 감탄사가 퍼진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창밖을 살펴본다.
어느덧 경치가 지루해질 무렵, 나누오야 역에 도착하였다. 이 역에서 누와라엘리야로 향하는 많은 여행자들이 내린다. 다만, 내 여행 계획에는 누와라엘리야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기차역 근처 저렴한 숙소에서 하루 머물기로 하였다.
▣ 나누오야 폭포를 찾아가다
나누오야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다만, 작은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나누오야 폭포를 찾아가기로 하였다. 일단, 숙소(The Train View: 하루 대략 2만원)에 짐을 풀고, 기차역 근처 폭포로 향했다. 지대가 높은 산골이라 그런지 안개가 자주 끼고 비가 내렸다.
폭포로 가는 길이 트래킹하기 적당한 길이었다. 툭툭이가 자주 다니기는 하지만 기차역에서 도보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였다. 가는 도중에 친철하게도 한 아저씨가 차를 태워주었다. 가는 동안 이야기를 나눠보니, 자신의 친구가 한국에서 일하러 갔다고 한다. 덕분에 폭포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폭포를 감상하는 동안, 운이 좋게도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날 식당을 헤매는 나를 본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저녁을 먹고 맥주를 사서 숙소로 향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헤매는 외국인이 있으면, 사람들이 어김없이 물어본다. 이들은 둘 중 하나다. 나를 도와주거나 아니면, 사기치거나... 다행스럽게도 거의 대부분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다.
나누오야의 밤이 깊어간다. 참 밤에 이렇게 재미없는 나라는 미얀마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를 느낀다. 여행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스리랑카가 참 매력적인 나라라는 것을 느끼는데, 오늘이 그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