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여행 6
▣ 스리랑카 기차 여행
스리랑카 기차 여행은 여행의 꽃이다. 그만큼 스리랑카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에 캔디~엘라 기차
구간을 많이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캔디에서 누와라엘리야까지 구간이 더 볼만했다.
여행전 기차 구간을 어떻게 잡을지 많은 고민을 하였다. 가장 인기있는 캔디에서 엘라 구간은 예매가 어려워 캔디~누와라엘리야, 누와라엘리야~엘라까지 2번에 나누어 예약했는데, 한번의 경험이면 족하다(관련 게시물은 캔디에서 나누오야까지 기차 이동 게시물 참고).
▣ 아침에 산책을 하며..
나누오야(Nanu Oya)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새벽에 살짝 추웠다. 발코니 문을 열고(발코니가 있는 2만원짜리 숙소) 신선한 공기를 들여마신다. 산이 안개에 둘러싸 신비한 느낌을 만든다. 우리나라 대관령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시간 동안 빈둥거리다 숙소 주변 차밭으로 산책을 나선다. 개가 서로 뒤엉켜 서로 놀고 있다. 스리랑카의 개들은 사람들과 친화적이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가는 학생, 일터로 나서는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한 30분을 올라오니, 나누오야의 풍경이 펼쳐진다.
▣ 기차를 타고 엘라로 이동
숙소로 돌아와 차려준 조식을 먹고 나누오야 기차역으로 향한다. 누에라엘리야에서 툭툭을 타고 오는 여행객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늘도 역시 연착이다.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 1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기차가 들어온다. 사람들이 빨리 타려고 입구쪽으로 몰린다(빨리 타서 짐칸에 짐을 올려놓아야 덜 힘들다).
내가 탄 객차는 1만원이 넘는 여행객을 위한 특별 객차(요금이 대략 12,000원-온라인 예약)라 쾌적했다. 다만, 위치가 좋지 않아 경치를 구경하기 불편했지만 어제 실컷 풍경을 보고나니 그다지 흥미롭지 못했다.
엘라까지 지루한 이동이다. 어제처럼 기차를 처음 탔으면 경치를 구경하는데 애를 썼겠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보이면 보이는대로 안보이면 안보이는대로 무덤덤하게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유난히 연착이 자주된다. 그만큼 지루함이 늘어난다. 풍경을 보기 위한 기차 여행은 1회가 적당한 것 같다.
▣ 엘라의 나인아치브릿지를 보러 가다
엘라역에 도착하고 게스트하우스(Rock View Hostel Ella: 1박에 2만원, 전망 좋음)로 향한다. 2시가 넘어 도중에 점심을 먹는다. 그런데, 가격이 수상하다. 음... 똑같은 치킨프라이드라이스인데, 다른 지역보다 200루피 정도 더 비싸다. 점심을 먹으면서 여기 물가를 짐작해 본다.
짐을 풀고 나인아치브릿지로 향했다. 처음에는 30분 정도 걸어서 가려고 했으나 체력적으로 힘들어 툭툭을 타기로 했다. 역시 비싸게 불러 픽미(Pickme)앱에서는 800루피 정도라고 하니 1000루피에 합의를 보았다. 사실 5~10분 이동하는 거리라 1000루피도 비싸다. 또한, 구글맵 이동경로는 북쪽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지만,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더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도보도 가능한 거리).
툭툭이 내려준 장소에서 5분 정도 산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나인아치브릿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정말 멋진 장관이다. 오랫만에 감탄사가 나온다. 여기는 꼭 방문해야 할 장소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기차가 오기를 기다린다. 기차는 하루에 몇 번 오지 않기 때문에 다리를 지나는 기차를 보려면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난 15시 30분에 기차를 볼 수 있었다).
기차길을 둘러보고 이리저리 셀카도 찍고 나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기차가 들어온다.
다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인데, 비싼 요금을 주고 툭툭을 탈 것인가? 아니면, 산을 다시 올라 왔던 길을 30분 정도 걸어갈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일단, 다리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휴식하면서 생각하기로 하였다. 참고로 나이아치브릿지는 50루피 화폐에 그려져 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니 힘이 난다. 10분만 등산하면 그 다음부터 평지이니 그냥 걸어가기로 한다(위의 지도 참조).
▣ 엘라에서 하루를 더 있을까 고민했지만 바다가 보고 싶었다.
엘라에서 며칠 더 묶으면서 주변을 더 둘러보아도 되는데, 물가도 비싸고 바닷가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였다. 다음 목적지인 '미리사'로 로컬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대략 알고 있었지만 거의 7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아 거리에 있는 여행사에서 미니버스를 예약해 타고 갈지 고민하였다.
일단, 저녁 식사를 위해 거리로 나왔다. 엘라의 밤은 스리랑카라는 나라와 별개인 듯했다. 여느 관광지의 여행자 거리와 유럽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좀 더 저렴한 저녁을 먹기 위해 이래저래 돌아다녀 봤지만 여기 물가는 거의 비슷 비슷하다. 일단 햄버거 하나로 때우기로 하고 레스토랑에 들어갔다(기억으로 거의 1만원 정도).
저녁을 먹고 거리에 있는 여행사에 미니버스 요금을 물어보니, 미리사는 9,000루피, 갈레는 10,000루피이다. 로컬버스에 비해 10배 넘는 가격에 1시간 정도 고민했고 그냥 로컬 버스를 타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이 결정은.. 아..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혼자 이동이니 갈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