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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에서 미리사까지 이동하기

스리랑카 여행 7

by 책 커피 그리고 삶

▣ 엘라의 조용한 아침 풍경


새벽에 눈이 떠진다. 한국과의 시차가 3시간 30분인데,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을 보니, 아직 몸이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이왕 눈을 뜬 김에 아침 일찍 미리사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짐을 챙겨 게스트하우스 마당으로 나오니, 새소리가 어우러진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쉬면서 하루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 버스를 타고 미리사로....

미리사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기에 일단 남쪽 해안 도시인 '마타라'로 이동하여 거기서 다시 미리사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엘라 버스 정류장에 내려와 버스를 기다린다. 벌써 버스 몇 대가 지나갔지만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6시 40분쯤 마타라행 버스가 온다고 한다. 한 20분이 지나자 버스 한 대가 다가온다. 엘라에서 타는 버스는 출발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서서 가야 한다.


버스 뒷자리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낭을 대충 내려놓고 흔들리는 버스에 몸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중심을 잡으려고 팔에 힘을 준다. 멀미약을 미리 챙긴 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창밖을 보니, 경치가 참 좋은 것 같은데, 서서 가는 나에게 그 경치를 구경할 여유 따위는 없았다.


1시간 30분 정도 지나자 겨우 자리 하나가 생겼다. 얼른 자리를 차지하고 창밖을 바라본다. 1시간, 2시간... 지루한 경치가 지나가고 마음을 비우고 있자니, 이동한 지 5시간이 넘어서 마타라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참 고역이기는 하다. 그동안 여행하면서 13시간 우등형 버스나 침대 버스 등 다양한 버스를 타 보았지만 스리랑카 로컬 버스는 쉽지가 않다. 벌써 점심 때라 버스 정류장에서 배를 채울까 생각했지만 마땅히 먹을만한 곳이 없어 바로 미리사 가는 버스를 탔다.

내가 타고 온 버스


마타라에서 미리사는 대략 30분 정도 걸린다. 해안가 도로라 가끔 멋진 바다 풍경이 보인다.


어느덧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점심을 먹는데, 여기도 밥값이 엘리만큼 비싸다. 어찌 되었든 일단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숙소로 향한다.





▣ 미리사 해변과 한국에서 일을 했던 숙소 사장님


숙소에 도착하자 사장님이 한국사람이냐고 한국말로 물었다. 한국말을 곧잘 하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5~6년 전에 한국에서 일을 했고 돈을 모아 지금의 건물을 샀다고 한다. 오랜만에 한국말을 들어서 그런지 참 반가운 생각이 든다. 스리랑카를 여행하다 보면,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예전에 한국에서 일했거나 앞으로 한국에서 일을 하기를 원하거나, 가족이나 친구가 한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듯하다.


오늘부터는 여행의 개념보다는 '휴식'에 중점을 두기로 하였다. 짐을 대충 풀어놓고 해변으로 향했다. 해변이 참 예쁘기는 하지만, 태국의 끄라비에서 느꼈던 아름다운 보다는 덜한 느낌이다.



▣ 휴양하는 마음으로..


미리사에서는 물놀이 말고는 그닥 할 일이 없다. 서핑을 배우고 싶어서 물어보니, 6000루피라고 한다. 그리고 파도가 세서 안전을 위해 미라사 해변이 아닌 툭툭으로 20분 거리인 웰리가마로 이동한다고 한다. 어차피 이동해야 한다면, 직접 웰리가마에서 배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여 예약을 하지 않았다.


어느덧 밤이 되자 해변가를 걸으니 레스토랑과 해변의 bar들이 화려한 모습으로 나의 눈을 돌리게 만든다. 오랜만에 해산물 요리가 먹고 싶었지만 우리나라 물가만큼 비싸다. 혼자 여행에 백인들 사이에 앉아 저녁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커플과 가족들이라 마음속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듯했다. 스리랑카.. 참 매력적인 나라인데.. 아.. 뭐랄까.. 외로움이 더 많이 느껴지는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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