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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10. 2018

강사(선생님)의 자질

강사 양성을 꿈꾸며 기록하다 - (1)

강사 자질의 8할은 화려한 언변도 아니요, 유머도 아니요, 독창성도 아니다. 원칙과 소신, 그리고 유연함이다. 수강생을 관리해야 하는 것도, 강의 의뢰를 받거나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강의안을 준비할 때도 강의를 하는 수업시간에도 유연함이 가장 필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하나씩 뜯어볼까?


화려한 언변: 실제 어눌하게 말하는 강사와 화려하게 말하는 강사를 접한 수강생의 강의 만족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머: 하나의 장점이 되는 요소일 뿐, 강사는 그저 수강생들이 흥미롭게 콘텐츠에 빠져들게 하여 적절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면 충분하다.


독창성: 마찬가지이다. 기존에 있던 것을 어떻게 제대로 전달하느냐가 독창적 콘텐츠보다 훨씬 중요하다. 독창성은 되려 실행시간을 늦추거나 모험적일 수도 있다.(다만 결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강의 시스템의 구축은 독창성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또한 원칙과 소신은 강사의 정당한 권력행사이다. 교실의 리더인 선생이 권위를 존중받지 못하고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건 건강하지 못한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따르는 것은 학생(수강하는 사람)의 기본 소양이기도 하다. 서로 암묵적 합의가 전제된 거다. 우위에 서서 권력을 부리고 남용한다는 말과는 다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역할을 분담하되 그 역할을 책임지는데 힘을 보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이 '유연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여유에서 온다. 내가 원칙과 소신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그것을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넘길 수 있는 것도 다 마음의 여유로부터 발현되는 자질이다.

그렇다면 마음의 여유는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첫째, 생존의 보장이 최우선이다. 무언가를 사 먹고 싶을 때 월세가 떠오른다면 그건 여유가 없는 상태이다. 그 상태에서는 정상적 판단이 흐려지기도 하니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야만 한다.

둘째, 우선순위를 정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모든 건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 즉 관점의 차이다. 잘못된 전달도 문제이지만, 주체의 의도와 다른 이해가 갈등을 조장한다.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에 온 정신을 쏟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마련이다. 언젠가 데일 카네기의 명언이 공중화장실에 붙어 있었다. '큰 일부터 해결하라. 그럼 작은 일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셋째, 기본기가 탄탄해야 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내가 하는 주요한 일도 모두 기본기를 확실하게 쌓아놓았다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정신 승리, '확신'으로 임할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몸이(뇌가) 기억한다는 점이다.

가장 위태로운 상황 혹은 정신없는 상황에서 이 기본기는 발동한다. 폭발적 감정보다 침착한 이성이 상황을 주도한다. 기본기는 경험이 되어 모든 심화활동의 토대가 된다. 축구로 치면 그라운드(경기 실전)에서 뛰기 전에 체력단련장에서 조금씩 자기가 규정한 한계를 넘어 뛰던 경험.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은 것을 언제 겪을지 모르는 인생을 우리는 살아간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예외적 변수가 따르지 않는 일은 무엇도 없다. 유연함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내가 휘어지지 않으면, 뚝 하고 한 번에 부러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언제나 이를 명심해야 하겠다.
위선적인 사람이 되긴 싫지만 그것이 가슴을 넓게 펼쳐 포용하는 지혜로운 사람과 동의어는 아닐 것이므로.



나머지 2할은...체력이랄까.


이동영 강사(글쓰기 전문)

010-868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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