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Nov 11. 2018

내가 글쓰기 강사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완벽한 결핍 때문 아닐까?

나에게 글쓰기는 이제 '일상'이 되었지만, 강의는 '업'이 되었다. 사실상 나는 글쓰기로 돈을 버는 게 아니다. 다만 글 쓰는 행위를 하고, 이는 돈을 버는 '글쓰기 강의'의 기반이 된다.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써 강의, 그래서 '작가'라는 타이틀은 매일 글을 쓰는 수강생들에게 넘기고, 나는 '강사(혹은 샘)'로 불러달라고 첫 수업시간부터 합의를 본다.


하지만 돈 벌어 월세 내고, 전화요금 내고, 식비 등 전반적인 기본 생활비와 그 이상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강의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돈 받는 프로 강사가 되어 있었다. 이것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기획한 건 아니었다. 말 그대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도전하다가 정신 차려 보니 나는 '글쓰기 강사 이동영'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니게 된 것, 어쩌면 다행한 일이다.  


가만가만히 생각해보 내가 강사를 계속하는 이유는 '돈'이라는 보상을 받고 생존하기 위함 이상의 본질적 이유가 있었다.


첫째,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 쓰길 바란다.

말을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본질적으론 같다. 표현 도구이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말하는 건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해내면서도 글 쓰는 일은 두려워하거나 멀리 하는 경향이 있다. 혹은 가볍게 생각하고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을 그대로 토해내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쉽게 말이다.

글쓰기는 일단 충동과 의욕으로 하고, 독자가 읽을 만한 글로 치열하게 다듬어 공유하는 일이다. 계속 쓰고 반응을 살피며 감각적으로 나아지기에 일단 시작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글쓰기의 즐거움도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느끼게 되는 것이지, 목적을 '글쓰기의 즐거움'에 놓는다고 해서 그게 저절로 와 닿는 건 아니다. 누군가의 인정 속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작은 보람 속에서, 감정의 해소와 승화를 통해서 글쓰기의 즐거움은 발현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 쓰길 바란다.


글쓰기는 대단한 작가여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당신도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고 그게 인정과 보람과 해소와 승화를 가져다 줄 거라고 나는 진심으로 느낀 바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강사료는 내가 들인 시간과 가치 대비로 따르는 정당한 보상 중 하나이다. 가장 큰 보상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변화하는 수강생들을 보는 것. 예산이 없는 곳에서 다소 적은 강사료라 해도 날 부르면 냉큼 달려가는 지금 글쓰기 강사 이동영은 더욱 그렇다.



둘째, 나는 질문에 갈급했던 아이였다.

어릴 적 성장과정 속에 남아있는 결핍으로부터 우리는 아파하고 도전하며 자아를 완성해간다. 나의 가장 큰 결핍은 질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질 던지는  포함해서,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건네는 것까지 말이다. 나는 질문에 갈급했던 아이였다. 질문을 던질 줄도 받을 줄도 모르던 나는 또래집단의 관계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매우 부자연스러운 아이였다. 이러한 성향은 군대시절까지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고백하자면 지금도 여전하다. 내가 주도하는 강의나 모임이 아니라면 낯가림도 심하고, 괜한 농담에 상처 받고 자꾸만 곱씹기도 한다. 그래서 술자리도 거의 안 가고 자주 연락해서 만나는 친구도 기껏해야 1~2명 뿐이다. 요즘은 자꾸만 안주하려는 나를 깨기 위하여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지만.


질문에 갈급했던 아이가 이렇게 훌쩍 자랐다. 내면 아이는 멈춰있을지라도 겉으로는 멀쩡한 성인이다. 그 겉모습에 내면 아이도 어른 흉내를 내려는지 나름의 대책을 세웠다.


바로 질문을 주고받는 것. 그리하여 지금 내가 강의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질의응답'시간이 되었다. 어떤 강의에서도 인사 후에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질문받기를 좋아하는 강사입니다.

저도 되묻겠습니다. 많이 생각하고, 서로 설명하고 저에게도 질문해주세요. 그래야 얻어갑니다. 강사가 일방적으로 하는 강의는 여러분의 소중한 이 시간 이후에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대답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집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기가 존재합니다.

                                                  -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님 강의 중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를 완성해 공유하는 일의 반복이다. 완성이란 건 완벽과는 달리 포기가 허용된다. 이 얼마나 인간적인가? 나는 오늘도 나의 결핍으로, 그 갈급함으로 질문을 받고 질문을 다시 던 이야기를 만든다. 

누군가의 결핍은 해소하기 위한 행위의 동기가 된다. 질문을 토대로 이야기를 만드는 이 글쓰기 도구를 잘만 활용한다면, 외부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 세상의 억눌린 것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것이 내가 글쓰기 강사를 하는 본질적 이유이다.



이동영 글쓰기 강사 섭외
010-8687-3335(문자환영)
Lhh2025@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