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Dec 31. 2018

12월 31일, 그리고 1월 1일?

32일이라고오오 33일이라고오오

12월 32일 같은 건 없다. 1월 1일이 반복될 뿐이다. 우리는 숫자에 속으며 지속하기도 하고 숫자에 속지 않으며 견뎌내기도 한다.


집사의 7일(일주일)이 고양이에게 1일(하루)이라는 걸 인지하는 순간 오늘 더욱 곁에서 사랑하게 될 것이고, 12월 31일이 다시 1월 1일 이 되는 순간,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리프레쉬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이에는 0이라는 숫자가 있는데, 왜 0월달은 없을까?

또 우리나라는 태어날 때부터 1살이라는데, 0이라는 숫자를 왜 '없다'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인 걸까. 나는 0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나에게 0은 '없다'가 아니고 '완성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1월 1일로 넘어가는 카운트다운을 잘 보라. Zero로부터 1일이 시작되지 않는가?


연말과 새해 직전에 자살자가 급증한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예상과 다르게 전 세계 통계상 가장 낮은 편이라 한다. 혹시 0월달을 거쳐간다면 자살률이 제로에 가깝도록 하는 완충작용이 있지 않을까? 라고 상상해본다.


딱 0월 한 달 동안만 절대자가 세상의 일을 도맡고, 인간들은 푹 쉬며 오로지 자신과 곁에 있는 존재들을 돌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0, 해소의 숫자가 되는 것이다. 사랑의 숫자가 되는 것이다. 나눔의 숫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완성으로부터의 시작'이다.


그래봤자 또 우리는 0을 닮은 떡이 담긴 떡국을 먹고 1살을 더 먹는 1월 1일을 맞이하겠지. 신이시여. 0월달이 없더라도 조율 한 번 해주시죠.


12월 31일 오늘이나 1월 1일이나 똑같이 새날 새해인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애나 어른이나 필요한 댓글교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