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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23. 2019

제주에서(미니에세이)

일상의 기적 안에 그때의 우리가 있다. 잠시 그리움이란 계절의 모습으로

하루는 내 작은 인생이다. 또한 인생은 매 순간 일상의 합이다. 고개를 들면 달라지는 풍경들은 우리 삶이 더는 쳇바퀴가 아니란 걸 말해준다. 바라봄에 따라 일상의 순간은 늘 내가 사랑하는 계절에 머물러 있다.

여행지에서도 집돌이 성향이라 숙소에서 반경 2km 내외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나. 운이 좋았다. 주변에 예쁘고 좋은 곳이 많았다. 그걸 다행이라고 한다. 다행한 일상 중이다. 여행으로 온 것이 아니라, 출강을 왔지만 덤으로 만끽하게 되었다. 덤이란 말과 다행이란 말속에 이 살아있음과 살아감 감사하는 태도가 있다. 문득 나는 메모장에 이런 글을 끄적였다.

어제와 같은 바다를 보는데
다른 풍경이 펼쳐져요

이게 일상의 기적 아니겠어요?


한시도 같은 구름이 없고
같은 바람이 없고
같은 찰나가 없어요


기억도 흐르고 시간도 흘러가면
그곳엔 그리워지는 풍경이 있겠죠


미련하게 돌아가고픈 것이 아닌
그저 간직하고픈 풍경 말이에요.


이젠 모든 게 변한다는 진실에 미소 짓는 여유가 생겼어요.


그때 우리의 이름이었던 당신과 나란 풍경처럼 말이에요.

그 기적을 잠시 그리워할게요. 잠시만요.

제주도 애월읍 노을_이동영
제주도 애월읍 정오의 풍경_이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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