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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Apr 18. 2020

깊이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라

언젠가 배우 원빈이 수상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더 깊어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이 한마디가 수상소감의 전부였다. 원빈이 잘생긴 건 입 아픈 얘기고, 난 이 소감이 너무 멋있어서 진하게 기억에 남겼다. 누구에게 감사하고 누구는 어떠했고 하는 말을 다 줄일 만큼 무게감 있는 그의 한마디였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이 말을 특별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난 '깊이 있는 사람'이란 무엇일까? 하고 한동안 사색에 잠기었다.


내가 떠올린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접속어였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진리에 가까운(그래서 단순한) 단 하나의 키워드였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일.

이 글을 읽는 현명한 사람아, 사랑은 애써 믿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믿어진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지 않는가. 부디 믿어지는 날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보자. 성숙한 그대가 휘청이는 건 결코 꺾이려는 이유가 아니기에, 끝내 이겨내려는 몸부림이기에.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기다림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당신을 기다리게 하는 이는 믿음을 쉬이 저버리지 않고 당신이 원했던 선물을 반드시 안겨주리라. 곁에서 당신을 든든히 지켜주리라. 신은 그렇게 서로를 예비하여 영혼으로 맺어주었기에.

그대, 뜨겁게 사랑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 점점 깊어지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딱 지금 주어진 그 운명처럼만.


이동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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