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May 16. 2020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진 않더라도..(feat.비)

당당히 내 나이를 라이브로 살아야 한다. '깡'있게.

내가 한창 20대에 머물러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가까운 친구의 조언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좀 더 섹시한 30대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아니 이미 난 충분히 매력 있는 30대인데 자꾸 좋았던 옛 시절에 꽂혀 구간반복을 하려는 관성이 있었다. 이젠 과거 하이라이트에 그만 스톱 버튼을 눌러야 한다. 당당히 내 나이를 라이브로 살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나이는 상징이다. 종합적인 은유이다. 나답게 사는 게 나이다운 것보다 우선이다. 하지만 난 연애도 일도 사람들에게 비치는 모습도 모두 30대의 멋진 나를 놓치고서 마냥 철없이만 살았다는데 문제의식이 생겼다.

철없는 것까진 좋은데, 성숙하지 못한 건 나쁘다.
섹시함이 절로 드러나는 건 좋은데, 인정받으려고 억지로 드러내는 건 추하다.
벤치마킹은 좋은데, 흐름과 주체성을 놓치고 뒤따라만 가는 건 별로다.
진실한 건 좋은데, 민낯은 예의가 아니다.
신속한 건 좋은데, 조급한 건 어리석어 보인다.

지금의 나를 살아야 한다. 누군가 정해 놓은 30대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30대가 지금 내 삶의 주요한 이슈이다.

사소한 거 하나를 하더라도 기획•전략이 필요하다. 그건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에 달려있다. 발상의 전환, 질문의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칙이라 쓰고 똥고집이라 읽는 융통성 없는 아집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나를 깨야 한다. 합리화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야 한다. 유연해지면 좋은 질문이 나온다. 성장할 여지를 남긴다.

30대에 마냥 순진하고 어리숙한 사람은 귀여운 게 아니라 만만한 호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순수하고 여린 것과는 다르다. 정신 차리고 30대를 살자. 성장통을 받아들여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는'[*깡]만큼은 아니라 해도, 난 이미 충분히 멋지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도.

합정동 카페 무대룩

*비(정지훈)의 2017년 노래.

코로나19 정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유튜브에서 역주행하여 2020년에 소환된 비(정지훈)의 노래. 누가 뭐래도 실력은 있으나 곡이나 무대 스타일이 너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댓글 평들로 월드스타 수식어가 무색할만큼 정지훈(비)의 입지가 놀림 거리로 순식간에 전락. 팬심으로 놀림이 시작됐지만 실제 우스꽝스러워진 면이 있었다. 하지만 김태호 PD+유재석 합작 예능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에서 비(정지훈)는 [깡]논란에 정면 돌파하여 '1일 3깡' 등의 '깡부심' 명대사를 남기며 레전설이 되고 있다. 배우 김태희를 아내로 두고 있는 한 남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독보적인 춤꾼 비'의 2020년 비상을 응원한다.
MBC <놀면뭐하니?>

비 '깡' 참고영상 >> https://youtu.be/8ITi0ilDe4A



매거진의 이전글 #02_이동영의 모닝 인사이트(9/1 07:1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