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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Sep 04. 2020

지금 당신의 카톡 상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당신의 무의식을 반영한, 그렇게 보이고픈 이미지 설정

지금, 당신의 카톡 상태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네이트온 메신저를 하던 싸이월드 시절, 남몰래 비밀 로그인을 해서 남들의 상태 메시지를 훔쳐보는 기능이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나만 그런 찌질한 짓(?)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카톡비행기 모드로 가능하다고 한다)

나는 핸드폰을 꺼놓고 네이트온 메신저로 연동해 볼 수 있는 문자메시지와 부재중 통화를 확인하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싸웠을 때나 가정이나 학교에서 잠수가 필요할 때 유용했다. 아싸 관종은 그렇게 놀았다.


상태 메시지는 이처철저히 남을 의식한 내 무의식을 반영한 글이다. 그래서 아무 메시지도 안 써놓은 사람이 많다. 독자를 의식하는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작가의 글쓰기와 같다. 피드백에 민감하기에 세상에 내놓는 데는 뜨거운 이유가 다 있는 법이다. 그래서 헤어진 연인들은 지들만의 드라마를 찍기도 한다.

헤어진 연인끼리 상메와 노래 선곡으로 티 내는 유치한 일도 많다.

여: '난 이제 행복해졌어 안녕..'
(노래 : 커피소년 - 행복해)

남: 'Bye에 어떻게 Good을 붙일 수 있을까.'
(노래: 엠씨더맥스 - 잠시만 안녕)


난 헤어진 후에 카톡 연락처를 저장해 두고 상메를 주고받는 건 이해 불가한 사람이지만. 워낙 그런 커플들이 많다 보니 그런가 보다 한다.

사람들은 전 연인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기 이미지 관리를 위해 상메를 설정한다. 때론 감성적으로. 배경 이미지나 프로필 사진으로 메시지 글을 대신해 말을 한다.

카톡 메시지는 일종의 작은 가면인 셈이다. 그래서 '감사, 파이팅, 시작'-처럼 자신에게 외치는 듯한 긍정 말투가 많다. 혹은 프사에 아이들이나 부모님 사진을 올려놓고 상메에는 '보물들'이나 '내 전부(하트)' '사랑합니다'와 같은 글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런 상메를 더 많이 보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타인들, 날 카톡에 저장한 사람들이다.

아니면 완전 deep한 느낌으로 우울한 메시지가 쓰여 있다. 시구절이나 명언, 철학적인 메시지도 가끔씩 올라온다. 문의전화 OOO-OOOO이라며 사업을 홍보하는 이들도 꽤 있다.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 인맥들은 자신이 낸 작품이나 책 제목, 유튜브 채널명, 전시일정을 올려두기도 한다.

없는 게 좀 허전해 보였는지 이모티콘만 덜렁 (기도 이모티콘) 이렇게 올리는 사람도 은근히 많다.

내가 볼 땐 무의식이 지배한 결과다.


지금 #당신의_상태메시지는_무엇인가요?

이동영 작가의 카톡 상태메시지 카톡ID: dong02dong02

http://pf.kakao.com/_abh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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