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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16. 2021

[글쓰기] 당신은 사실 글을 잘 쓴다

어쩌면 당신의 생각보다 더 잘 쓸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다가 재미있는 광고 계정 이름을 보았다.


'당신은 사실 잘생겼다'


남성용 화장품 같은 걸 광고하는 계정으로 보였는데, 작명 센스에 무릎을 탁 쳤다. 이글의 제목과 발상은 거기에서 착안한 것임을 밝힌다.


당신은 사실 글을 잘 쓴다


'사실'이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아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내재되어 있는 이른바 '포텐(잠재력)'을 깨우는 게 급선무인 당신임을 나는 믿는다.


우리 인간은 기본적으로 창의성을 타고났다. 그 타고난 걸 어떻게 잘 닦고 빚어내느냐는 자라면서 접한 주변 환경의 영향, 직간접 경험의 영향이 매우 크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말고 보다 중요한 점이 있다. 생각하는 법, 질문하는 법, 천착하는 태도와 구사하는 습관, 수집하고 활용하는 법을 익히면서 글쓰기는 표현 도구 중 하나로써 자연스럽게 유용한 툴이 되는 거다.


오늘의 제목에 대하여 하나하나 야금야금 뜯어보겠다. '글을 잘 쓴다'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쓰는 순간 내 맘에 흡족하게 쓴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것일까? 아니다. 글은 표현 도구다. 독자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내가 독자라고 해도 쓰는 자아와 읽는 자아는 다른 자아다. 그렇다면 무엇이 글을 잘 쓰는 것일까?


1. 독자에게 쉽게 (잘) 읽히는 글

2. 독자에게 인사이트(감동/교훈/재미/정보 中 하나라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글

3. 표현하고자 하는 바의 본질을 정확하게 구현해낸 글

왜 독자에게 쉽게 읽히는 글이 잘 쓴 글인지는 앞서 던진 물음에 답이 있다. 독자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글쓰기'라는 표현 도구는 잘 읽히는 것이 먼저다. 물론 문제는 독자에게 있을 수도 있다. 요즘 낮은 문해력을 '실질적 문맹'이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독자의 문제까지 뛰어 넘기란 쉽지가 않다. 여기까지 들어가면 너무 깊으니까 다시 빠져나오자.


기본적으로 글을 읽을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에게 쉽게 잘 읽히는 글. 적어도 글쓴이에게 문제가 있어서 잘 읽히지 않는 글은 지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려면 가장 유의해야 하는 건 문법과 맞춤법이다. 또한 꼭 써야하는 전문용어라도 독춤으로 적절히 풀어주는 친절함이 필요하다. 타깃 독자가 공감할 만한 예시를 들거나 대중의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글쓴이의 몫이다.


자, 하나 더 남았다.

당신은 사실 글을 잘 쓴다- 중에 '당신'을 파악해야 한다. 글을 쓰는 당신이 누구인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글의 스타일로, 단어 선택으로, 문체나 투로, 묻어 나오는 감성으로 독자에게 가닿는 미션이 남아있다. 그걸 위해선 글쓴이가 스스로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데, 대개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끔은 매일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이런 표현을 다 쓸 줄 아네?'

글을 꾸준히 쓰면 느끼는 신비한 감정 중 하나다. 구사하는 어휘나 문장 구성의 응용력, 연상작용이 나도 모르게 감각적으로 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쓰기 전까지는 당연히 알 수 없다. 쓰다 보면 알게 되고 자꾸 쓰면 스스로 놀란다. 글을 쓸 때 가장 많이 놀라는 건


하나, 내가 예상치 못한 문장을 완성했을 때
둘, 내가 생각해도 드럽게(?) 못 쓴 거 같을 때다.


두 번째는 퇴고(거듭 읽으며 고치고 다듬는 과정)를 하면 되니 너무 자괴감을 갖진 않아도 좋다. 이제 이 글을 닫고 글쓰기를 시작해보라. 이글의 제목이 당신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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