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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23. 2021

네?브런치 작가가 구독자를 늘리는 법이 '이거'라고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것 같아서 이 글을 씁니다

브런치 구독자 1.2만 명이면 엄청나게 많은 건 아니지만 또 적은 편도 아닙니다. 브런치 구독자 늘리는 방법에 대해 쓸 자격 정도는 있는 숫자지요.

(수상작가나 인지도 있는 유명 작가가 아님에도 이정도 구독자를 보유한 브런치 작가는 매우 드뭅니다. 아니... 없지 않나?)


방금 전, 예전에 썼던 제 글과 주제가 비슷한 '브런치 구독자 늘리는 법'워드가 들어간 브런치 글을 우연히 읽었습니다. 쭉 스크롤을 내리다 그만, 헉! 하는 소리를 내고 말았지요. 결론이 저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다른 게 아니라 틀렸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글을 씁니다.

그 글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브런치 구독자 늘리는 법- '그래도 쓰고 싶은 글을 써라'였습니다. 겉보기엔 좋은 문구입니다. 손색이 없어 보이죠. 네, 문제는 맥락입니다.


그 글의 주제가 '글쓰기를 즐기는 법'이라고 했다면 그건 음~ 좋은 글이군! 하고 넘겼을 법했죠. 하지만 주제가 '브런치 구독자 늘리는 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도'라는 말을 붙였다는 건 '그동안에도 쭉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썼는데 구독자가 안 늘었더라'라는 함의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구독자를 늘리고 싶다면 내가 쓰고 싶은 글로만 갈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글을 써야 하겠죠?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
나도 읽고 싶은 글을 쓰세요


이것이 유일한 전략입니다. 전술이야 다양하게 쓸 수 있겠죠. 감성을 자극하는 제목이든 요즘 핫한 소주제나 캐릭터 인용이든 클릭할 수밖에 없는 솔깃한 예화를 들든 기타 등등- 그건 전술의 영역이고요.

'이글이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나도 클릭할 만한 글인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요즘 브라우저에서 검색하거나 클릭한 목록을 따로 초기화 설정 두지 않는 이상 내가 어떤 글을 열람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알 수 없다면 분석을 목적으로 앞으로라도 흔적을 남겨두세요(좋아요나 저장, 스크랩, 공유하기 등으로)


내가 제목에 끌린 건지, 그 당시 내 감정에 이끌린 건지, 키워드가 좋았던 건지, 썸네일이 이목을 끌었는지, 메인에 추천이 되어 반복 노출도가 높아 클릭했는지(알고리즘 아니면 에디터 픽) 등등을 파악해보는 겁니다. 내 관심사 뿐만 아니라, 내가 쓰는 글과 비슷한 주제의 Best 인기글은 비결이 뭘까? 왜일까?(벤치마킹 관점) 하면서 보는 거죠.


브런치 구독자를 늘리는 목적이라면 제일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건 '나도 재미있는(흥미로운),' '나라도 클릭하겠다'하는 글을 정작 내가 쓰고 -입니다. 아가 내 글의 노출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에디터의 입장에서 생각하세요


지난 제 유튜브 영상에 올린 브런치 운영 팁의 핵심이었죠.

염두에 둘 에디터는 브런치 에디터도 있고, 출판사 에디터도 있겠네요 :)

적이 있다면 그 목적에 맞게 가야 합니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주야장천 올렸는데 운이 좋아서 구독자가 확 늘 수도 있죠. 솔직히 제가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그게 한 5천 명까지는 딱 그랬거든요. 근데 그 이후는 전략이 없으면 유지도 안 되고 확장도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브런치 작가로서 내 브런치 계정 혹은 게시글의 핵심 키워드가 타깃으로 삼는 독자의 니즈를 꾸준히 건드리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의 1.2만 명이라는 구독자수를 결코 얻지 못했을 겁니다.(참고로 조회수는 이글 올리는 날짜 기준 571만이 넘었습니다)


브런치는 책을 내는 저자와 같이 콘셉트가 중요합니다. 매거진이나 브런치북은 각각 10개씩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꼭 하나의 테마만 고집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길 권합니다.


저도 초반(5000명~7000명 구독자 달성 시)에는 감성 에세이부터 인스타 감성의 짧고 좋은 글귀 위주로 올렸습니다. 그러다 구독자가 정체되자, 내 글을 가장 많이 읽을 브런치 작가님들은 글쓰기를 좋아하고 동시에 두려워하니 글쓰기 팁 콘텐츠가 통하겠구나! 하고 전략을 짠 것입니다. 그렇게 글쓰기 팁을 메인 콘텐츠로 하고 감성 에세이와 자기계발 콘텐츠를 부차적으로 꾸준히 연재했습니다.


운영을 전략적으로 하니까 오히려 글쓰기 팁뿐만 아니라, 에세이와 자기계발(동기부여, 인간관계, 심리 등) 콘텐츠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동시에 기록하더라고요. 구독자 수는 해당 글이 좋은 콘텐츠이기만 하다면 떡상(!)한 조회수 뒤에 자연히 따르는 보상입니다.

처음부터 다 세밀하게 알고 덤빈 건 아니었고요. 하다 보니 터졌지만 5000명 정도의 구독자를 보유하던 시점부터 구독자를 늘려야겠다고 욕심을 부린 건 사실입니다. 어깨가 무거워지더라고요.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


제게 있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이라면 이 '도움이 되는 영향력을 발현하는 글쓰기'라는 전제가 전부였고요. 결국엔 독자들이 클릭할 글, 좋아요를 누를 글, 공유를 누를 글, 댓글을 남길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근데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특성상 좋요나 공유나 댓글 수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서 구독자를 늘릴 만한 글을 쓰자는 전략에 몰입했죠.


다른 건 몰라도 또 보고 싶어서
'구독하기' 버튼을 누를 글을 쓰자!

나라도 구독하고 싶은 글이 뭘까?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조금 감이 잡히시나요? 내가 할 말만 하면 듣는 사람은 대개 그때뿐입니다. 듣는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이나 필요한 말을 하면 또 연락을 해 만나고 싶어 합니다. 연결되어 있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브런치에서는 '구독'입니다.

비단 이 '브런치 구독자 늘리는 법'에만 국한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콘텐츠 구독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발표를 공식적으로 했고, 구독 시스템은 이제 유튜브와 같이 누구나 크리에이터로서 접근하여 '돈(수익)'으로 이어질 시스템이기에 미리 경험해보면 손해 볼 건 없습니다. (훗날 책을 내고 활동할 때 내 책을 기꺼이 사줄 독자들을 미리 확보해두는 과정이기도 하겠죠?)

이젠 이런 유료 콘텐츠 구독 메커니즘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들에게, 구독하고 열람하는 이들에게 당연하게 느껴질 세상이 곧 올 겁니다.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당신께
새삼스럽게,
하지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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