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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12. 2021

도전하라. 지금! 운명이 나를 삼키지 못하도록

괴테가 말했다. 인생은 두 가지로 성립한다고.

인생은 다음 두 가지로 성립한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 - 괴테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은 대개 미뤄두다가 늦게 시작하기 일쑤이다. 그런 일들은 지금, 당장, 늦어도 오늘부터 실천해야 완전히 다른 인생을 만끽할 수 있다. 이것만이 지금처럼 살고 싶지 않은 이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가는 방법이다.      

비범한 사람은
바로 시작하고,

평범한 사람은
다시 생각만 또 반복한다.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건 좋지만,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으로 남는 건 어쩌면 재미를 잃어버린 삶이 아닐까. 혹자는 말한다. 삶이란 본래 의미 따위가 없다고. 살아가며 각자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라고. ‘재미를 잃지 않는 삶’을 유일한 의미로 지향하는 게 정답은 아닐지라도 한 번뿐인 삶을 생각한다면 해봄직하다. 도전하는 삶은 아프고 힘들지만, 그 끝은 손해가 아니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흥미진진한(스릴 넘치는) 불안과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뀌어 나를 성장케 한다. 모든 도전은 나를 위한 시도로 남고, 실패와 성공 이상의 것을 얻게 해 준다.      


그때 내가 용기 내어 고백을 하거나 받지 않았다면, 그간의 버라이어티한 연애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친구가 없을 땐 고백을 하면 된다, 고백을 하면 좋은 친구가 생긴다.) 내가 용기를 내어 TEDx 강연에 서지 않았더라면, 우여곡절 끝 퇴사 후 브런치에 글쓰기 클래스 수강생 모집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강의 이력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용기 내어 글을 공유하지 않았더라면, 책을 출간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이동영 작가는 없었을 것이다.


찰나의 용기, 눈 딱 감고 창피함을 무릅쓰며 확 뛰어드는 무모함, 먼저 들이대는 용기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운명을 주체적으로 이끈다. 배움으로 새겨진다. 누구로부터 인정받기 위함도 아니고, 억지로 타인에게 떠밀려서도 아니었다. 항상 내 결정을 믿었고 나를 믿었다. 만약 정해진 운명이 있다면 날 그대로 삼켜버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정면으로 부딪쳐왔다고 자신한다. 운명에 부딪힌 것이 아니라, 운명에게 부딪친 것이다.

     

나처럼 저지르고 수습하는 사람 말고 ‘더 완벽해지면 해야지’하고 성향상 준비 기간이 긴 사람들도 있다. 일리가 있는 삶의 방식이다. 그렇게 해서 더 좋은 결과도 있으니까. 근데 나는 이것이 글쓰기와 비슷하다고 줄곧 주장한다. 퇴고(고치고 다듬는 과정) 기간이 한없이 길다고 해서 ‘완벽한’ 글이 나오는 게 아닌 것처럼, 적절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완성(finish의 의미로)을 위한 도전이 완벽(Perfect)을 기하느라 흘려보내는 세월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포기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다. 합리적인 선택이다. 끝까지 한다는 끝은 누가 정하는 걸까? 내가 정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소중한 내 세상이 멸망하지 않으려면 해내야 하는 또 하나의 도전 미션이 있다. 무엇을 하지 않는 것.

지금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에 과감히 도전하라
To do list 말고 To don’t list를
작성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과 목표만큼이나 인생에서 주요하게 작용하는 일이 바로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일 테니. 내가 스무 살 적에 군대에서 피우기 시작해 10년 넘게 중독된 담배를 어떻게 끊었는지 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그냥 ‘담배를 안 피우겠다’라고 다짐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담배를 한 대도 안 피웠던 게 전부다. 금연 노하우가 너무 허무하다고? 그냥 내가 독한 인간이라 그런 거 아니냐고? 근데 별다른 수가 없다. 안 하겠다고 한 것을 작성하고, 실천하면 이루어진다. 그뿐이다.      

당연히 고통은 따른다.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하며 계속 버티는 일상이 이어진다.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로부터 유혹은 더 강하게 나를 덮치려 한다. 그때부턴 어떻게든 멀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부수적인 노력은 다 했다.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있는 술자리에서조차 술을 마시지 않으려 했다. 술을 마시면 충동적으로 담배가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충동적이게 하는 모든 것울 '의식적으로' 차단했다. 술을 마셔도 담배를 피우지 않을 지경, 아니 경지까지 오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일명 ‘식후땡(식사 후 담배를 피우는 은어)’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 식사 후엔 '의식적으로' 글을 썼다.


식사 후엔 글 쓰는 시간, 책 읽는 시간 등으로 담배에 중독된 습관을 새로운 습관으로 덮어버렸다. 같은 시각에 담배를 피우던 회사 동료들과의 대화도 함께 차단되었지만 하나를 얻기 위해선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은 통과의례와도 같다. 타인과의 관계보단 나에게 더 집중했던 결과였다.

     

잘 알다시피 인생은 본래 고통 덩어리다. 조금 불편하고 당장은 손해 같더라도 피곤하게 사는 게 그래서 정상이다. 이걸 네 글자로 줄이면 ‘자기 관리’라고 한다. 이미 잘하고 있고 잘살고 있는 당신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니까 그만큼 불편하고 손해 보는 것만 같고 피곤한 법이다.


못 견딜 것 같을 때, 못 버틸 것 같을 때, 못 참을 것 같을 때 견디고 버티고 참는 반복이야말로 노력이 아니던가. 방향이 있는 노력은 보상이 뒤따른다. 다소 느릴 뿐 영원히 오지 않는 보상은 없다. 매일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니 조급해지기 쉬운데, 마음을 비울수록 삶은 본질에 가까워진다. 흔한 위로의 말보단 현실을 말하고 싶다.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똑바로 봐야 한다. 미성숙한 사람이 제일 서투른 것이 무엇일까? 자기 객관화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세상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 늘 착각 속에서 허우적댄다. 남들의 평가나 인정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부터가 ‘직시’의 출발이다. 그 시작점에서 나는 조금씩 조금씩 전진해왔다. 여전히 부족한 사람이지만, 영원히 부족한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데, 미래에 저당 잡힌 삶을 사는 게 문득 이해가 안 갈 때가 있었다. ‘알 수 없는 언젠가의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는 내 20대 삶의 근원적 물음이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이 난제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을까?


죽는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드시 사라진다는 것을, 금세 잊히기 쉽다는 것을. 불현듯 떠났을 때 가끔이라도 그리운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걸 전제하며 살기로 한 것이다. 부작용이 있었다. 마지막처럼 매일을 살아가려 하다 보니 자꾸 ‘오버’하게 됐다. 그 오버가 10대나 20대 때는 그나마 철이 없어도 낭만이라는 말로 포장이 가능했다지만 30대 중반이 넘으니 주접이나 주책없게 보였다.

깨달았다.
생각보다 삶은 길다는 것을 말이다.

주택청약적금도 부어야 하고 실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는 것을. 진심을 다하되, 연습하듯 연애를 해야만이 좋은 사람 볼 줄 아는 눈이 생긴다는 것을. 책도 어느 정도 읽어야만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며 누구와도 좋은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을. 


오늘이 아니면 내일오지 않는다는 것. 내일은 오늘이 쌓인 결과물이라는 것 역시도 유혹에 흔들림 없다는 불혹이 가까워지는 지금에서야 겨우 뼈저리게 느꼈다.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것인지,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작업을 해볼 타이밍은 지금이다. 선택은 머물게 한다. 선택과 집중을 넘어 몰입을 하면 삶은 180도 바뀐다. 그런데 언제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만 사는 건 몰입의 근처도 가기 힘들다. 언제든 할 수 있는 건 허상에 불과하다. 지금 시작하는 것 말고는 모두 가짜다. 오늘을 쌓아서 내일을 완성해가는 삶이라면 운명은 날 함부로 삼키지 못하리라.


https://linktr.ee/leedong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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