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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Sep 03. 2021

삶은 기꺼운 얽매임이다

이동영 작가 아포리즘 - 브런치 단상 시리즈

방금 화장실에서 생각했다.

삶은 '기꺼운 얽매임'이란 사실을.


기껍다는 건 '탐탁하여 마음이 기쁘다'는 말이다. 기꺼이 얽매임 속으로 들어가 내 삶에 나를 던져서 부딪쳐 살아가는 것은 무모함이 아니라, 현명한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
시작하기 두려웠던
모든 일들이
일순간 가벼워졌다.


이젠 공부는 물론 다시 연애도 문제없겠다 생각했다. 그래, 삶은 기꺼운 얽매임의 연속이었구나.


불편함 속에,

귀찮음을 이겨낸 번거로움 속에,

외로움 속에,

두려움 속에,

관찰과 고찰과 분석 속에,

성찰을 위한 후회와 미련 속에,

미움과 복수를 잊은 용서 속에,

통찰을 얻기 위한 모든 경험 속에


기꺼이 얽매이는 일이 인생이었구나.


무조건 모든 상황에 '존버'정신을 발휘할 게 아니다. 그럼 삶이 빈번히 허무해지므로. 먼저 기꺼운 태도를 몸과 마음에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최소한의 전제다. '야, 다들 그렇게 버티고 살아'는 사실상 어떤 위로나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다.


이젠
'내가 삶에 기꺼울 것인가'의 물음에
인생으로 답해야 한다.
스스로.


흔들다리를 건너는 여행자처럼. 그를 위해 흔들다리를 만드는 기술공들처럼.


기꺼울 것인지 아닌지의 선택에 따라 현타와 고독이 날 괴롭힐 것인지, 내가 그 감정들을 활용할 것인지에 답이 나온다.


의 끝에서 인생이 몸에 좋은 한약처럼 느껴다. 쓰긴 한데, 분명 더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다. 그게 바로 성장이며 정신적 성숙이란 걸, 난 진작에야 알았었지만 그 의미를 비로소 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기꺼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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