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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10. 2022

글쓰기 강의를 마치고(..나는야 이동영 강사)

기분이 좋아서요

오늘도 글쓰기 강의를 했습니다.


대상은 전에 강의했던 대학 학생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글쓰기 특강 때 반응이 좋았는지(수강 후 강의 만족도 조사를 함)  3년 만에 또 요청을 해주셨어요.(3년이면 ..좀 걸렸)

기분이

그땐 코로나 이전 오프라인 강의였고, 오늘은 온라인 Zoom 강의로 글쓰기 일일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소통적 글쓰기'로 요청해주셔서 강의제목을 '독자에게 쉽게 읽히는 3가지 글쓰기 방법'으로 정했지요.


첫 강의 당시엔 흔치 않 특이한 경험도 했는데요. 교수님 한 분 대학생들 틈에 앉아서 진지하게 수강을 하셨던 거예요. 중간에 제 강의 내용이 좋다며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기억이 납니다.(교수님 리스펙)


글쓰기 강의를 마치고 강의동 건물을 빠져나가려는데, 현관 계단에서 "작가님, 오늘 글쓰기 강의 정말 좋았습니다"라며 먼저 악수를 청하던 뿔테 안경 쓴 여학생의 초롱초롱한 눈빛도 생생하고요.

실제 3년 전 같은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는 이동영 강사의 모습

이맘때쯤 봄이어서 꽃이 만발했던 대학 캠퍼스가 유난히도 향기로웠던 추억이 남아 있네요. (비록 강사료는 다른 강의에 비해 적은 편이었지만^^;) 그때의 좋은 기억 때문에 강의 수락을 했습니다. 오프라인이 아니어서 그때 그 진한 감동은 좀 덜 하겠지만요.


이동영 작가(강사)의 글쓰기 강의를 한 번이라도 들어보신 분은 아실 거예요. 저는 30분을 강의하든 2시간을 하든 모든 걸 다 쏟아붓는 강의 스타일로 진행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처럼 2시간 글쓰기 강의를 마치고 나면 너 어어어 무 피곤합니다.  


게다가 더 나은 강의를 위해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벽까지 강의안을(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거듭 수정하다 잠들었거든요.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식사 거른 채 강의를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한 강의 중 배에서 나는 소리를 도저히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들었던 학생 분들껜 죄송)


중간에 살짝 떨리는 손을 보고는 곁에 둔 초콜릿 과자를 아주아주 쪼오금 중간에 베어 물기도 했습니다..(저.. 혈당?) 암튼 그 정도로 저는 열정적으로 강의합니다. 그럼 기분이 어떠냐고요?


날아갈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신난다는 거죠

제가 열정적으로 강의했다는 건 강사인 저만큼이나 수강생들이 열정적으로 들어주었다는 방증이거든요. 수강 태도가 너무 좋아서 칭찬하고 싶으니까 굳이 학교 이름을 밝히자면... CAU 중앙대학교였습니다. 두둥

이동영 강사는 1차 글쓰기 특강을 담당했습니다.

대략 40여 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었는데, 80% 가까이 카메라를 안 켜는 줌 강의는 처음 해봐서 당황하긴 했지만;;; 각자 집에서 수강하니 민낯에 편한 차림일 수도 있고 쵸큼 수줍은가 보다 생각하고 그냥 시작했습니다(본래 스타일대로 사전에 거듭 공지했음에도 카메라 안 켜면 전원 다 켤 때까지 시작 안 한다고 끝까지 버팁니다. 벽 보고 하는 강의 느낌을 너무 어해서요. 비대면이라도 눈을 마주치는 건 강의에서 기본 예의라고 생각해요. 수강 자세 만큼은 오프라인 강의와 다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체 강의에선 카메라 켜면 강의 진행도 안 하고 환불도 안 해줍니다. 당연히 사전 고지+동의  상태에서만)


다행히 학생들이 밀도 높은 질문도 많이 하고 채팅 참여도 적극적으로 해주더라고요. 비록 카메라를 켠 학생들의 수가 너무 적어서 처음에 실망했었지만 그 소수 리액션매우 좋은 덕분에 만족습니다.


소수의 얼굴 리액션과 적극적인 다수의 채팅에 강사인 저는  나서 2시간 가까이 쉬는 시간도 없이 강의를 했지요. 질문이 적극적으로 들어오니  강사료라면 턱도 없을(이번 주제와 다른) 온라인 글쓰기 꿀팁 노하우들도 다 구체적으로 방출하면서 말이죠.(이렇게 보니 나 참 단순한 듯)


중간에 40분 정도 경과했을 때 "쉬는 시간 하고 갈까요?" 했더니 멈추지 말고 계속 진행해달라고 해서 "그럼 조금 일찍 마치는 걸로 하고 쉬는 시간 없이 가겠습니다~" 하고 원테이크로 달렸지요.

온라인 글쓰기 강의 중인 이동영 강사

글쓰기 강의로만 내년이면 벌써 10년 차가 되어 가는데, 할 때마다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수강생의 반응을 보면 아드레날린인지 도파민인지 엔도르핀인지 옥시토신인지 하는 것들이 막 분비되는 게 느껴질 정도. 이 정도면 천직이 아닐까요. (작가보다 강사가 더 좋아짐....)


완벽주의 강사 이동영

저는 매번 더 나은 강의 업데이트를 위해 '빡세게' 강의를 하고 나서도 녹음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듣고 복기해보는데요. 온라인 강의는 이어폰을 채로 바깥에 폰을 두고 녹음을 하니 제 목소리만 음성으로 남습니다. 그럼 '내가 이때 조금만 더 보완해서 말했더라면' 하는 거나 '이렇게 했을 때 반응이 좋았지' 하는 걸 정확히 파악합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나온 녹화본 영상이나 자기 목소리 녹음분을 다시 듣기 하는 걸 (민망해하며)잘 못하는데 저는 좋아합니다.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듣죠. 책도 읽고 또 읽고요. 그렇다고 저한테 빠지는 건 아니고요. 뿌듯해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냉정 해지거든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면서 전략적 복기를 하는 작업으로요.


혹시나 저번과 똑같이 반복한 실수(예를 들어 말 앞에 "어..."하는 버릇이라든지)가 있으면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줄일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생애 첫 강연 TEDx에서.

전체적으로는 만족하지만, 은근한(?) 완벽주의자라서 몇 번이고 반복 재생해서 스스로 지적질 메모를 합니다. 이건 다음에 이 단어로 대체해야겠다. 이 문장이 수강생 입장에선 더 낫겠다. 다음엔 안 하는 게 더 낫겠다 하면서 말이죠.

근데 흥미로운 건 제가 사전에 기획해서 던진 애드리브 멘트가 아니라 즉흥 애드리브인데 빵 터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응? 이거에 왜 터졌지?" 하는 것들 말이죠.


힘을 빼고 하면 대부분 제 '드립'에 반응이 좋더라고요. 힘을 빼지 못하고 '웃길 거야' 하고 노리면 제 생각보단 반응이 덜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처럼 치열하게 대본을 짜기보단 무대본 즉흥 멘트를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제가 강의하는 방식은 정해진 대본 없이 키워드만 띄워 놓고 100% 애드리브로 진행합니다. 물론 9년 차 800여 회 글쓰기 강의를 하다 보니 이미 몸에 배어서 나오는 레퍼토리(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어서 무의식에서 술술 나오는 듯한 강의를 해내곤 하는 거죠. 어느새 저도 설명할 수 없는 제 능력이 되었습니다.

수강생 들어오기 전 혼자 세팅하며 대기중 설레며 촬영함 ㅋㅋ

그래서 뭐랄까요. 대본에 의한 연기를 해낸 게 아니라서 가끔 녹화나 녹음을 깜빡하고 못했는데 반응이 좋았을 땐 '아 내가 어떻게 했길래 반응이 좋았던 거지'라고 혼자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 하고 다시 복기를 하기 위해 녹화본 녹음본을 살펴보는데 버튼을 누르지 않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을 때 그 허무감은 말도 못 합니다.(지금 생각해도 슬픔ㅠㅠ)


어쩌면 즉흥으로 해서 반응이 좋았다는 게 제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이기도 할 테니 매번 '그래 그냥 나를 믿자'하는 멘탈리티가 유효한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혼자 외우는 주문이 '난 이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선수다'라고 한다는 국내 인터뷰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겸손한 손흥민 선수가 날고 긴다는 EPL에서 전체 득점 2위를 기록하는 건 그의 이러한 멘탈 관리와 더불어 실력, 성실함이 받쳐 주기 때문이겠죠.

출처= Youtube 박문성 달수네라이브 dalsulive

제가 감히 손흥민 선수와 비견할 깜냥은 못 되지만, 멘탈리티만큼은 적어도 제 분야에선 제가 최고이고, 지금까지 글쓰기 강의를 잘 해온 저 자신에 확신을 가집니다. 이런 자존감은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훈련된 게 아닌가 하고요.


이제 더 업그레이드된 이동영 글쓰기 강사가 되기 위해 새로운 도전도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 연구..?)


코로나19 거리두기 제한 해제로 오프라인 강의도 다시 늘어나니 글쓰기 강의부터 독서모임, 필사모임까지 코로나 이전처럼 재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기분은 좋지만 여기서 만족하진 않으려 합니다. 안주하면 정체될 테니까요. 더 연구해서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글쓰기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네, 교육 관련하여 공부를 더 하기 위해 대학원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확정되면 공개하겠습니다.


훗날 전국에 이동영 글쓰기 마을(내지는 골목) 만드는 꿈을 꿉니다. 지금은 먼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목표를 정해두고 간다면 뭐라도 좋은 일을 크게 내지 않을까요?


저는 저를 믿습니다. 여러분께도 좋은 자극으로 동기부여가 된다면 좋겠네요.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글쓰기 강의 섭외 문의 : Lhh2025@naver.com

010-8687-3335(문자환영)

https://linktr.ee/leedong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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