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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26. 2022

인스타그램 '메모'기능에 썼던 단상들(60자 제한)

이동영 아포리즘 짧은 글귀 모음

트위터처럼 글자 수 제한이 있으면 그 안에 맞춰 끄적이는 글쓰기 연습이 자연스레 됩니다.


예전엔 단문 문자메시지가 그랬고, 140자 제한 트위터가 그다음이었죠. 이제는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있는 '메모'기능이 60자 제한으로 되어 있어 제게 영감을 주네요. 며칠 간의 단상들을 모아서 공개합니다.


제 인스타그램(@dong02insta)은 잠시동안 '비공개' 계정이었고, 본 메모들은 모두 맞팔한 사이에서만 노출되던 글귀입니다. 오랜만에 이동영 작가의 짧은 글귀 모음, 공유할게요 :)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섣불리 관계를 맺는 상황이 올 때 가장 먼저 유의해야 할 일이 있다. 잘 살피는 일이다. 상대의 태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며 대하고 있는지부터, 상대의 무의식적 목적이나 목표도, 듣고 싶은 말도, 결핍들도 모두 관찰해야 좋다. 그 가운데에서 공통점을 찾는 과정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착각하기 쉬운 상대에게 너무 많은 걸 내어주면 잔상만 남게 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킹리적 갓심이다. 만약 나를 대하는 태도가 가벼운 만남이나 잘못된 사례라는 걸 눈치챘다면 그다음 수순은 과감한 마무리여야 한다.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꽤 오랜 시간 진리와 정답처럼 생각했었다. 마지막에 웃으면 되는 거라고. 하지만 마지막만큼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놓치고 살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지금을 살지 못하면 지는 거다. 그러니까, 자주 웃는 놈이 이기는 거다.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매번 그랬던 것 같다. 운이 좋아서 몇 번의 연애를 잘했던 것이지, 난 연애에 너무 조급한 스타일이었단 걸 뒤늦게야 알았다.
연애는 연습하듯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늘 마지막인 듯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처럼 감정에 취해서 임했다. 이게 20대는 낭만이었고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에너지로 비쳤는데, 나이가 들수록 상대에게 자신감 낮은 조급함으로만 남았다. 조급한 것도 붙잡는 것도 연애에선 불필요한 옵션이다. 그러니 다음 연애는 속도와 온도를 적정하게.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이미지는 내가 노려서 형성되고 유지되는 게 아니다.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거나 빛나는 영향력을 갖추게 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특정 이미지로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 놓는다. 그런 대상이 되고 나면, 상대의 모든 상황에 공감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 공감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해도 지나가고 넘어간다. 그들은 영향력 있는 이로부터 자기 존재를 인정하는 언어나 비언어를 살짝쿵 기대할 뿐이다. 실망하거나 아쉬워 하기보다 오히려 감사해한다. 이는 다음 대상이 나타날 때까지 유지된다. 상상의 나래는 실체라는 그림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 크게 물의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흐르고 흘러 우리는 만나게 되리라. 비로소 크나큰 바다가 되어.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허투루 흘려보낼 일은 하나도 없다. 현명하지 못한 이와 관계를 끝내고 나서 나는 반면교사의 과거 대상을 얻었다. 살아가야 하는 태도를 배웠다. 똑똑함과 현명함은 구별된다는 걸 가르쳐준, 똑똑했으나 현명하지 못했던 이에게 더 이상은 증오와 원망과 애석함을 퍼붓지 않는다. 신께 감사한 마음을 가만히 올리면 또 이렇게 구원받은 내가 보인다. 성장통을 앓았던 나를 향해 스스로 격려해주는 여유도 부린다.

글귀 출처_이동영 작가 인스타그램(@dong02insta)
사람이 죽어서 흙이 되면 다시 원자 형태로 흩어져 나무가 되고 별이 되고 구름이 된다고 물리학자가 말했다. 영생이 가능하다는 거다.
문과 출신인 나는 달리 생각해봤다. 영생이 있다면 아마도 '기억'이 아닐까 하고.

음악가의 음악, 화가의 미술 작품, 작가의 문장, 학자의 이론.. 형태로 모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가며 영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 거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나는 원자 형태의 영생보단 기억되는 영생을 택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살아있는 동안 내가 추구해야 할 것은 결국 '실력'이다. 실력을 알리기 위해 필수인 요소가 '매력'인 것이고. 죽는 날까지 지치지 않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게 정상 멘탈을 수반한 '체력'이다.

나는 또한 믿는다. 실력과 매력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행운은 나를 반드시 찾아내고야 말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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