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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Oct 06. 2022

기억하세요! 에세이의 어원은 '시도하다'입니다.

경험하다, 시도하다, 한번 시험삼아 해보다-essayer에서 유래했습니다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의 상징인물인 미셸 드 몽테뉴는 법관을 지낸 귀족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수상록(에세essai)'으로 잘 알려진 고전이 있죠? 바로 이 몽테뉴가 만들어낸 신조어로부터 유래한 '에세이'(영어)의 원형 'essayer'(불어)가 처음 등장하는 책입니다.

에세이의 어원인 프랑스어 동사 에세이예(essayer)는 '시도하다' '처음(사용)해보다' '경험하다' '한번 시험삼아 해보다' 등의 의미로 풀이하는데요. 


몽테뉴가 자기 성찰을 초월해 철학적인 각성을 담아낸 107편의 글이 이 수상록(에세essai)에 있습니다.


에세이(수필) 좀 잘 쓰고 싶다고 하는 분은 이 책의 일독을 권장하고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라도 이거 하나는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에세이의 어원은
'시도하다'라는 사실.

책을 읽어보면 몽테뉴가 글을 '지어냈다'기보단 그의 깊은 생각을 글쓰기란 도구로 '성실히 옮겨 내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렇습니다. 부단한 시도의 결과물로 '에세'를 엮어낸 것입니다. 요즘처럼 거짓말이 판치는 시대에, 인간의 거짓없는 모습을 그렸단 평가를 받는 책이지요.


 확고한 목표가 없는 영혼은 길을 잃고 만다.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나는 항상 그 마지막이 어땠는지를 고려한다.
 그대는 그대 자신을 흘려보내고 흩뿌리고 있다. 그대의 밀도를 높이라, 그대의 고삐를 죄라.
참고도서: 심민화·최권행 ≪에세≫민음사

저는 작가로서 에세이를 쓰고, 강사로서는 주로 에세이 쓰는 법과 같이 기초 글쓰기 강의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많은 수강생 분들이 묻습니다.

도대체 '에세이'가 뭡니까?


몽테뉴의 역작인 «에세»를 읽어본다면 단순히 "일기는 혼자 보고 에세이는 독자가 보죠"라는 흔한 답변에서 그치기가 어렵습니다.


«에세»(민음사)를 완역한 심민화 덕성여대 명예교수는 "일본식 번역의 '수상록'이라는 제목은 한자 '따를 수'가 수동적인 의미라 몽테뉴가 자기를 탐구하고자 애쓴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힘든 노력의 기록인 '에세'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몽테뉴의 에세»(고려대학교출판부)의 역자 이선희 박사 역시도 이렇게 책소개에 말했는데요.

몽테뉴 자신이 말하였듯, 우리는 해석의 해석을 읽는 데에 너무 익숙하다. 해석보다 먼저 작품을 읽고, 우리 정신의 경험치를 쌓아가는 것, 그 경험을 자기 판단의 근거로 하여, 판단의 힘을 갈고닦는 것에 의미가 있음을 그는 일찍이 강조하지 않았던가. 이것이 바로 몽테뉴가 자신의 작품 제목으로 '에세essai'를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우리가 당장 글쓰기를 할 때, 특히 에세이를 쓸 때 망설이거나 어디선가 흔한 표현을 끌어다 쓰며 평가의 불안함으로부터 회피할 때 한 번쯤 곱씹어 보았으면 하는 대목입니다.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겠지요. 시도한다는 것, 정신의 경험치를 쌓는다는 마음은 가장 먼저 용기내어 도전하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당장 몽테뉴급의 글쓰기를 하지 못한다고 좌절한다면 시도조차 못하겠지만 우리는 그게 목표가 아니잖아요? 스스로 시험에 들게 하지말고, 시험삼아 해본다는 어원을 새겨서 테스트하듯 일단 해보는 마음을 가져보는 거예요.


이렇게 에세이가 뜻하는 바를 새기면서, 지금 당장 펜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아님 무작정 키보드를 두드려 보거나! 공개하기 전까에세이 안에서 우린 자유로우니까요.


에세이 글쓰기 강연·강의 문의: Lhh2025@naver.com

010-8687-3335(이동영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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