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는 한술 더 뜬다. 왠지 이대로 시간문제일 뿐 계속 쓰다간 스테디셀러라도 낼 것만 같다. Steady 스테디라는 영단어가 기분을 설레게 한다.
바로 아래 한자사전에는 이런 글자가 뜬다. 다른 의미를 보니 근심에 잠기기까지 한다. 속 태우고 우울하기까지 하단다. 꾸준하다는 건 겉으론 정상 작동되는 것처럼 부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속이 타들어가고 멘탈을 쥐어짜는 일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맞다.
운동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아닌가. 처음에 그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욱신거림을 몇 번 겪고 나면 그 시기가 훌쩍 지나고 그런 고통이 오히려 개운함까지 선사한다. 내가 운동을 하고 있구나 하고 뿌듯해하는 지경.. 아니 경지에 이른다.
글쓰기도 그렇다는 거다. 글을 정갈하게 써서 완성하고 공유하는 일은 내 수준과 정신상태를 최선의 상태로 다듬어 보여주는 건데. 그게 볼품없으면 얼마나 쪽팔리는 일이냐 이 말이다.창작의 고통이 아니라 생 고통의 기간이다.
꾸준함은커녕 한 편 제대로 완성하기도 어려운 판에 글쓰기 책이나 작가·글쓰기 강사들은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가수 김종국
나도 안다. 그러니까 운동에 비유를 한 것이다. 김종국씨를 보면 운동중독 수준이다. 그 자체로 생산적이거나 자기 관리가 되니까 중독이라 해도 아 좋은 습관·자기만의 루틴이 있어서 반복하는구나. 우아 멋지다! 하고 하나의 캐릭터로까지 빛나는 게 아닌가.(그의 본캐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다)
글쓰기도 사실 작가 정도 되면 중독 수준에 이른다. 몸에 배어서 당장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아 이거 글로 써야지 룰루랄라' 같은 또라이급 발상에 글쓰기로 승화가 되는 거다. 이걸 작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설파할 땐 순한 맛 버전으로 바꿔서 '글쓰기 습관을 들여보세요'라고 하는 거란 말이다.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성찰하고 객관화할 마음만 있다면 일단은 뻔뻔하게 내 글 좀 보라고 소리쳐 보기도 해야 한다. 다 그러면서 느는 거다. 내가 뭐가 잘못됐는지, 뭘 해야 더 나아질 건지 몰랐던 걸 알아가는 것부터가 브런치 작가로서 성장을 넘어 성숙해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쓰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내하겠다는 태도의 정립이 진짜 브런치 작가를 탄생시키는 거다. 글 안 쓰는 작가가 무슨 작가인가. 꾸준히 독자가 볼 만한 글을 써야 비로소 심사 통과한 자격을 인증받는 브런치 작가로 거듭나게 되리라. 나는 브런치 작가인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콘텐츠가 있다면 과감히 써라. 꾸준히 써라. 데어보고 그에 맞는 연고를 발라야 새살이 나고 데인 데 또 안 데게 감각적으로 나아질 수가 있다.
글쓰기 근육과 체력이 내것이 되어야 비로소 이론으로만 알던 기술을 실전에 최대치로 구사하게 된다. 글을 보여준 뒤 마주할 쪽팔림과 여러 가지 평가는 브런치 작가로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그리고 그 벽 너머에는 내 글을 사랑해주는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어보길 바란다. 믿음에 따라서는 벽이 문으로 바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