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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Sep 10. 2022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쓰는' 일에 대하여

이게.. 어렵나?

'겨우 글쓰기 따위'라고 말하진 않겠다. 그러기엔 나도 부단히 노력하는 거니깐 말이다. 글쓰기는 번거로운 일이고, 나를 들키는 일이며, 평가받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스럽다. 근데 꾸준히 쓴다고? 웬만한 철판이 아니고서야 어려운 게 사실이다.

먼저 '꾸준하다'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세상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귀차니스트이자 변덕쟁이이자 게을ㄹ-er인 내가 한결같다니. 부지런하다니. 끈기가 있다니.


그래도 사람 구실하고 사는 건 글쓰기 덕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영단어는 한술 더 뜬다. 왠지 이대로 시간문제일 뿐 계속 쓰다간 스테디셀러라도 낼 것만 같다. Steady 스테디라는 영단어가 기분을 설레게 한다. 

바로 아래 한자사전에는 이런 글자가 뜬다. 다른 의미를 보니 근심에 잠기기까지 다. 속 태우고 우울하기까지 다. 꾸준하다는 건 겉으론 정상 작동되는 것처럼 부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속이 타들어가고 멘탈을 쥐어짜는 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맞다.


운동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아닌가. 처음에 그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욱신거림을 몇 번 겪고 나면 그 시기가 훌쩍 지나고 그런 고통이 오히려 개운함까지 선사한다. 내가 운동을 하고 있구나 하고 뿌듯해하는 지경.. 아니 경지에 이른다.


글쓰기도 그렇다는 거다. 글을 정갈하게 써서 완성하고 공유하는 일은 내 수준과 정신상태를 최선의 상태로 다듬어 보여주는 건데. 그게 볼품없으면 얼마나 쪽팔리는 일이냐 이 말이다. 창작고통이 아니라 생 고통의 기간이다.


꾸준함은커녕 한 편 제대로 완성하기도 어려운 판에 글쓰기 책이나 작가·글쓰기 강사들은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가수 김종국

나도 안다. 그러니까 운동에 비유를 한 것이다. 김종국씨를 보면 운동중독 수준이다. 그 자생산적이거나 자기 관리가 되니까 중독이라 해도 아 좋은 습관·자기만의 루틴이 있어서 반복하는구나. 우아 멋지다! 하고 하나의 캐릭터로까지 빛나는 게 아닌가.(의 본캐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다)


글쓰기도 사실 작가 정도 되면 중독 수준에 이른다. 몸에 배어서 당장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아 이거 글로 써야지 룰루랄라' 같은 또라이급 발상에 글쓰기로 승화가 되는 거다. 이걸 작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설파할 땐 순한 맛 버전으로 바꿔서 '글쓰기 습관을 들여보세요'라고 하는 거란 말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이라고 쓰려다가 확인해봤다.(브런치 가입 후 첫 번째 글)

https://brunch.co.kr/@dong02/1

내 기억과 똑같이 2015년부터 나는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올렸다. 며칠 안 올리다가 올리는 기간이 중간중간 있긴 했어도 이동영 작가가 글을 꾸준히 올렸다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동기부여가 외부로부터 됐다. 운 좋게 상위 노출·메인 노출·추천 글 선정이 된 것이다. 첫 번째 올린 글부터 인정을 받으니까 직장인이던 때에도 신나서 꾸준히 올릴 수 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사실상 글을 잘 쓰고 못 쓰고, 습관이고 중독이고를 다 떠나서- 내 글을 다수(혹은 영향력 있는 핵심인물)에게 인정받기 시작하면 글쓰기 동기부여는 저절로 된다.


이게 안 되니까 지지부진하는 거다. 자꾸 내 글의 평가가 이도 저도 아닌데 혼잣말하는 것만 같으면 무슨 재미로 꾸준히 글을 쓰냔 말인가.

하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 동기부여가 될 때까지. 노출이 될 때까지 노출이 될 만한 글쓰기를 전략적으로 시도한다거나. 주변 지인·가족·친척·친구들 전부 동원해서 내 글 좀 읽고 널리 퍼뜨려달라고 철판을 깔아야 한다.(좋댓구알-캠페인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운명이다)


그 정도는 해야 브런치 작가로서 꾸준한 글 연재가 가능하다. 그게 심사까지 통과한 브런치 작가의 레벨(급)이란 말이다. ((누가 읽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세월아 네월아 여유롭다면 이글은 무시해도 좋습니다))


또한 구독자 몇 명 구독취소했다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구독자가 많아질수록 일상이 된다.

https://brunch.co.kr/@dong02/2215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성찰하고 객관화할 마음만 있다면 일단은 뻔뻔하게 내 글 좀 보라고 소리쳐 보기도 해야 한다. 다 그러면서 느는 거다. 내가 뭐가 잘못됐는지, 뭘 해야 더 나아질 건지 몰랐던 걸 알아가는 것부터가 브런치 작가로서 성장을 넘어 성숙해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쓰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내하겠다는 태도의 정립이 진짜 브런치 작가를 탄생시키는 거다. 글 안 쓰는 작가가 무슨 작가인가. 꾸준히 독자가 볼 만한 글을 써야 비로소 심사 통과한 자격을 인증받는 브런치 작가로 거듭나게 되리라. 나는 브런치 작가인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콘텐츠가 있다면 과감히 써라. 꾸준히 써라. 데어보고 그에 맞는 연고를 발라야 새살이 나고 데인 데 또 안 데게 감각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글쓰기 근육과 체력이 내것이 되어야 비로소 이론으로만 알던 기술을 실전에 최대치로 구사하게 된다. 글을 보여준 뒤 마주할 쪽팔림과 여러 가지 평가는 브런치 작가로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그리고 그 벽 너머에는 내 글을 사랑해주는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어보길 바란다. 믿음에 따라서는 벽이 문으로 바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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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xoLVv6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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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로고 이미지 출처

https://www.behance.net/gallery/31455243/Brunch-Branding-%28kakao%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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