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뜨끔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거라 나는 확신한다. 돈 벌고 싶다는 혼잣말이든 상상이든 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돈이 필요한데, 아니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 강한데 자꾸 현실적 한계가 나를 옭아매고 있단 생각에 '부자'까진 몰라도 지금보단 더 벌 수 있다는 희망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이 되는 회귀물이 시청률 1위 드라마다.
아, 아니라고? 지난 새벽이 아니라, 방금 전까지도 그 생각을 했었다고? 뭐? 신호등을 기다리면서도 한다고? 친구랑 만나서도 그 얘기를 한다고? 일기에도 그걸 이미 썼다고? <잠자는 시간에도 통장에 돈이 찍히게 하는 법> 전자책까지 샀다고?
그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무한히 실수를 반복하며 인간은 다 고기서 고기라 그럴 만도 하다.
이제부터 하는 말은 철저히 이 글을 쓰는 이동영이라는 작가와 강사의 정체성을 가진 작자의 개인적 입장이다. 반박 시 님 말이 다 맞다는 소리다. 반박하면 댓글 삭제할지도 모른다. 나는 소심인이니까.
자,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이동영의 시점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현재 몸값을 꽤 올렸다. 10년 차 강사가 되고 나니까 거절과 조율이 조금씩 쌓여서 몸값이 오른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 달에 약 5~6건의 강의만 잡아도 먹고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 좋은 건 프리랜서의 불확실성과 기다리는 불안감이 '선택하는 여유로움'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올린 글로 그냥 침대에 누워있거나 스벅 카페에서 한가하게 글 쓰고 있으면 섭외 연락이 온다. 그간 큰 욕심이 없던 고로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는 정도로 만족하며 살아왔다. (개인적 씀씀이만 조절한다면)
문제는 지금껏 내 몸값과 맞지 않아 칼같이 거절했던 곳을 차단해온일이 커리어 대신작은업보로 남은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는 거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너무 많은 선택, 즉, 너무 많은 거절'을 해왔다는 말이다.
어쩌면 웬만한 건 일단 강사료보단 수락을 하고 인프라를 넓혀 놓는 편이 장기적으론 더 나은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위적으로 몸값을 쳐내기엔 아직 내가 그리 유명한 작자(작가의 다른 말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데 연차가 쌓일수록 더 그럴 수가 없었다. 강사 생태계 파괴자가 되는 건 내 가치와 상충되는 일이니 말이다.
인플루언서. 그게 작가나 강사에겐 필요하다. 이제 막 프리랜서를 꿈꾸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쓰지만, 아직 썩 와닿지 않는다면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나중엔 와닿을 날이 찾아올 것이다.
살짝 프리랜서 강사의 시점을 언급했지만 일단은 각 잡고 작가의 시점부터 말해보겠다.
그래, 책이 1권 나왔다 치자.
최소 1만 원으로 값을 쳤을 때 1만 명이 1권씩 사준다면 책을 쓴 '저자'로서 성공할 수가 있다.
주변 지인이 책을 내면 공짜로 받지 말고 서점에서 돈 주고 산 다음 SNS에 올려주자. 큰 힘이 된다.
보통 신진작가는 8~10% 정도로 계약을 해서 인세를 받게 된다. 계산이 좀 되지 않는가?이 정도성과를 내면 무려 책을 쓴 '작가님'이라는 타이틀을 수여(!) 받을 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남는다.
1쇄를 2000부 ~ 3000부 출판했는데, 다 팔리고 중쇄를 찍어 1만 부 이상 팔리면 출판사도 독자도 강의 섭외 담당자도 모두 저자를 다르게 본다. 아니 스스로도 자기가 달리 보일 것이다.
출판사에 기획출판 원고를 투고할 때 기본만 지킨다면 '나는 책을 내자마자 1만 명이 사줄 찐팬독자를 보유한 예비 저자다'라는 걸 원고 내용의 퀄리티든 팔로워나 구독자 수든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든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면 계약할 승산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한 번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가 되면 출판사에선 이 저자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책을 내서 1만 권이 몇 개월 만에 팔리는 저자가 생각보다 흔치 않기 때문이다. 지갑을 열게 만든다는 건 저자와 출판사가 만든 상품인 책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방증이니까.
그러니 브런치·유튜브 등에 구독자가 많거나 블로그에 이웃이 많거나 인스타그램에 댓글 반응이 보이는 찐 팔로워 수가 많은 예비 저자를 출판사가 탐내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혹은 미디어 노출에 거리낌이 없거나퀄리티 높은 강연이 가능한 이미지 좋은 저자라면 소구력 있다는 판단에 출판사들은 눈독 들일 것이다.
출판사가 돈에 환장한 집단이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고 정직하게 책을 내는 일로 돈을 버는 영리 사업체이기 때문이다. 홍보 마케팅이 저자로부터 먼저 된다면 출판사 입장에선 땡큐! 가 아니겠는가.
사딸라 오케이 땡큐
일단 빠른 속도로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면 다음 책을 내는 간격이 빨라진다. 진짜 고뇌해서 늦게 내는 작가도 물론 있겠지만, 간격이 늦은 작가는 책을 냈을 때 팔린다는 계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애석하지만 나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내가 연속해서 책을 내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 그땐 책 쓰기 강좌를 열 예정이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 아니 그전에 이미 출간한 책 좀 사주ㅅ...
어쨌든 작가가 책을 어느 정도 팔아야 책만 써서 돈을 버는지 대충 감이 잡혔을 거라 생각한다. 책 쓰고 싶다는 사람은 많은데 책 사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책 쓰기 강좌도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