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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14. 2023

극 내향인 IIII가 깨달은 기분좋게 '말 거는 법'외

오늘의 이동영 작가 미니에세이 두 편

내가 최애하는 아이돌 중 독보적인 매력의 비투비 이창섭(MBC 나혼자산다)

보통 극 I 성향으로 에너지의 방향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사람들의 고충은 비슷하다. 막상 연락을 하거나 만났을 때(모임에서 등)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누구나 기왕이면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고 싶어 한다. 이번 만남 이후 자주 만나진 못한다 해도 오늘 나눈 대화로 인해 내가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길 바란다. 그런데 생각만 많아지고 막상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어떤 메시지로 연락을 이어갈지 몰라 손을 놓아버리곤 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랬다'라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건 역시 깨달음이 최근에 있었다는 말이다.(물론 지금도 어렵고 서툴다) 환경 속의 인간이 혼자 있는 게 '선택적'으로 좋으려면 누군가와 여럿이 함께 있을 때도 '나쁘지 않아야' 한다. 내향형 인간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방도를 성찰해 보았다. 상대에게 도대체 어떤 말을 건네면 가장 좋을까?

딱 이거 두 가지 핵심만 기억하면 되겠더라.

1. 필요 포인트
2. 인정 포인트


이 두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내향형 인간 중에도 공감능력이 탁월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부류가 있지만, 나 같은 내향형인 경우엔 타인에 대한 관심·호기심이 그다지 크지가 않다. 당연히 건넬 말이나 질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밖에. 비슷한 경우라면 내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이 말하도록 유도하는 짧은 질문이 익숙해지도록 하면 된다.

그 질문은 상대가 무엇이 필요한 상태인지, 혹은 무엇을 인정받고 싶은 최근 상황인지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데서 생성된다. (만약 정보가 부족하다면 그걸 알아내는 스몰토크부터 시작하면 된다.)

예를 들어, 만약 당신이 5월 중순 이후 나(이동영 작가)를 만난다면 필요포인트와 인정포인트를 동시에 공략하는 멘트가 있다.

"책 4년 만에 내셨죠? 예스24 보니까 베스트셀러에 있던데요?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저 에세이 좋아하고 작가님도 팔로우하고 있어서 바로 2권 샀어요. 2권 다 사인받을 수 있죠?"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두 권을 내민다)

https://linktr.ee/leedongyoung

...이렇게 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내 사례에선 지금 이 멘트가 필요+인정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란 말이다. 타인을 만날 때 그 사람에게 좋은 장면으로 자신과의 만남을 기억에 남기고 싶다면 이 스킬을 적용해 보라는 것이다.


"책 베스트셀러 응원해요"라는 보이지 않는 '진심'보다, "제가 사 온 책에 사인해 주세요"라는 가시적 '진실'이 더 장면으로써 오래 기억된다. 사람은 장면으로 기억한다.


덧붙여, 심리학에서 말하는 상호성의 원칙이 작용한다. 이어서 상대로부터 당신의 필요와 인정포인트를 묻는 질문이 이어질 것이고, 당장의 리액션이 아니라도 관계 발전은 이제 시간문제로 넘어간다.



핑클이 완전체로 뭉쳤던 JTBC <캠핑클럽> 중 이효리의 말

미국의 지휘자이자 작곡가, 음악교육자이자 피아니스트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

"3일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지요. 단 하루쯤 연습 안 하는 건요? 바로 내가 압니다."


다음은 이효리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일화다. 남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했던 말이다. 하루는 이상순 이효리 부부가 같이 나무의자를 만드는데, 남편의 의자 밑 사포질이 너무 오래 걸려서 이효리가 이런 식으로 물었단다.

"아니 여긴 사람들이 안 보잖아. 잘 보이지도 않는 부분을 왜 이리 오래 신경 써? 누가 알겠어?"
이상순은 이에 답했다.

"내가 알잖아."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도록 행동하면 스스로 자존감 높이며 살 수 있다며 이효리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나는 믿는다. 이러한 행동들이 쌓여 나의 신념, 가치관이 되고 자기에 대한 확신이 생겨, 살면서 마주하는 두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내가 강의 단상에 오를 때, 특히 100명 단위가 넘어가는 순간에 나는 그간 나의 숱한 훈련과 준비해 온 내 노력의 가치를 믿는다. 확신한다. 그럼 우황청심원이 없어도 떨림이 이내 가신다. 오히려 무대에 오른 자체를 즐기며 수십 수백 명을 압도하기에 이른다. 오히려 에너지를 받는 것이다.

나를 알고 확신한다는 것노력해 온 나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 디테일과 꾸준함은 그래서 살아가는 데 가장 주요한 재능이다. #이동영작가


5월 14일 예스24(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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