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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Oct 30. 2023

●작가님은 꾸준함의 비결이 뭐예요?

오늘 할일에 대한 치열한 초연함

사람들이 내게 꾸준함의 비결을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이, 꾸준히, 오랫동안 글쓰기를 이어올 수 있었느냐고. 강의는 또 언제 그렇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느냐고. 평범해 보이는 당신이 어떻게? 어머 어떡해!

김연아를 따라 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 나도 이랬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이거 진짜로 맞다. 그냥 했다. 하다 보니, 되었다.


다행히 나에게 글쓰기라는 도구는 처음에 유희로 다가왔고, 쓰고 나면 인정(칭찬, 수상)이라는 보상을 받았던 것이라 도파민 분비 덕인지 중독처럼 몸에 자연스럽게 배었다. 지속성은 뭐든지 억지로 하기보다는 유희와 보상, 이 두 가지가 동기부여(원동력) 되어 중독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유리하다. 만약 유희와 즉각 보상(도파민 분비)이 없는 일이라면 끝내 인내(세로토닌 분비)의 구간을 넘어가자. 그 이후엔 반드시 중독의 구간이 찾아온다. '무슨 생각 없이 그냥 하는 것', 이것이 습관을 초월한 목표지향적 중독(러너스 하이)의 구간으로 돌입한 상태이다.


난 전략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보단 '운'에서 앞섰다. 운이 좋았다는 건 그저 겸양을 떠는 표현이 아니다. 부모님이 글 쓰는 일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형과 나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고 그런 환경을 조성해 주셨다. 덕을 보았다. 직장인인 형 역시도 온라인에 연재한 웹소설을 통해 모 대형출판사로부터 선제안을 받아 무협판타지 소설책을 10권이나 출간한 작가이다.


이렇게만 말하면 다들 유전자가 타고났느니 말한다. 부모님이 글 쓰는 분이 아니기 때문에 거슬러 올라가면 증조할아버지가 한시를 지으신 분이었다는 것 정도로 유전자 이야기는 할 수 있을 듯하다. 솔직히 글 쓰는 유전자의 영향까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책 읽는 환경이 조성된 덕분은 맞다. 어릴 때부터 예민한 성격에 책을 통한 인풋이 마구 쌓였고 그걸 어릴 적부터 풀어내고(아웃풋) 싶었을 테니 뭔가 표현할 도구를 끝끝내 찾았을 것이다. 본래는 만화를 그렸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쓰기가 내게로 왔다.

계속 글 쓰는 일을 혼자 즐기던 나는 20대 중반에 우연히 참가했던 독서모임이 좋아서 직접 독서모임을 열기도 했다. 거기에서 멤버로 만난 분이 마침 TEDx 강연 오거나이저여서 내게 단독 강연자로 서 보겠는 제안을 해주었고,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는 그 순간의 유희와 보상을 잊지 못해 '평생 강의하는 사람'을 꿈꾸게 되었다.


강연으로 시작했지만, 나는 강의가 더 좋았다. 강연을 하려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주제도 넓어 인용해야 하는 분야도 많다. 거기에 스피치 능력까지 스탠딩코미디 급으로 출중해야 하지만, 강의는 선택과 집중을 해서 내 콘텐츠로 준비된 강의안만 있으면 레퍼토리 + 애드리브 + 소통으로 이어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교육자로서 를 꿈꾸었고, 돌아보면 운명처럼 강의와 기어코 맺어지고야 말 사이였다고 생각한다. 이다음이 '방송'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하늘이 도와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아마도 당신은 이 글을 읽으며 프리랜서 강사로 살아남을 '전략'을 하루빨리 알고 싶을 것이다. 조급해하지 말라. 하나씩 천천히 풀어드리겠다. 영업비밀이라 한 번에 다 펼치기는 내 10년 간의 산전수전이 소중하기에, 또한 연재 브런치북(책)에는 순서라는 게 있기에 그러하니 구독 알림 설정을 하고 본 브런치북의 차례를 잘 따라오길 바란다. 쫄깃쫄깃하게 노하우 보따리의 매듭을 풀어드리겠다. 실루엣만 보여도 감을 잡는 용자들이 더러 있는데, 그 감각으로 무모하게 시작하는 것마저나는 응원한다. 혼자 하다가 갑갑하면 나에게 은밀한 일대일 코칭을 받아 보기를 권장한다. 물론, 유료다.

다시 돌아와서.

글쓰기가 그렇게 나에게 유희와 보상이 따른 덕에 알지 못하는 사이 몸에 자동화로 배었듯 실전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자격증 시험도 필요 없었던 분야가 '글쓰기''강의'였다. 지금 나는 무려 이 둘을 아우른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기준으로 900여 회 출강, 어느새 1000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런 감정을 쓰는 게 매번 낯설지만, 그대로 묘사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아니 내가 어떻게 그 많은 강의를 해낼 수 있었지?'


문뜩 돌아보니까 '업적'이 쌓인 것이지, 나는 900여 회 강의를 하고 말 테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생생하게 그려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한 것도 아니었다. 처음에 TEDx 강연 무대와 같은 기회를 자주 얻고 싶다라며 이미지 트레이닝(반복 시각화) 막연히 해본 건 맞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는 일도 때론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게 이거 하나로 해결되진 않는다. 꾸준함의 시선에서 보면 그렇다.


꾸준함은 목표에 매몰되기보다 눈앞에 미션수행의 반복이 주는 선물의 칭호라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 대체불가능 이런 말은 미래를 내다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말이다. 일단 부담을 내려놓고 가까이부터 바라보는 게 더 낫다. 꾸준함을 이어가기 위해서 가장 처음으로 태도를 갖춰야 하는 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너무 추상적인 것 같으니 내가 스스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무얼 했는지 밝히겠다. 먼저, 태도를 정립했다.


첫 번째,
나에게 당당해야 한다


이효리의 남편 이상순(롤러코스터)이 의자를 직접 만들고 있었다. 누가 보지도 않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의자의 밑부분에 사포질을 열심히 하자, 이효리가 '보이지도 않는데 누가 알겠어?'라며 물었다. 이상순은 '내가 알잖아'라며 웃어 보였다고 한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청중이 안다."

지휘자이자 작곡자이자 연주자이기도 했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명언이다. 손을 대는 작품마다 자기 색깔로 완벽히 소화해 낸 걸로 유명했다. 바로 우리나라 가수 중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박효신. 그는 어떤 노래를 부르든 자기 스타일로 완벽히 소화해서 다른 가수 노래를 커버하면 '니노래 내 노래'를 시전 한다며 댓글창이 도배되기도 한다. 작사가 김이나의 증언에 따르면 박효신은 '노력형 천재'이며 엄청난 연습벌레란다. 어떤 실력파도 재능으로만 밀고 나가는 사람은 없다. 자신에게 당당할 만큼 보이지 않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 결과로만 내보이는 것이다.


지금 예로 든 누구보다도 나는 대단치 못한 사람이다. 예시가 무색하고 부끄럽지만, 그러기에 더 나 스스로 당당할 만큼 어제의 나를 뛰어넘을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일화들이다. 이동영 강사의 색깔과 실력만큼은 자부하기에 이 글을 당당히 쓴다. 최고가 되는 게 꿈이라면 이미 최고가 된 사람의 글과 강연을 보길 바란다.

이동영 강사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고, 직장인 시절보다 훨씬 나은 벌이를 해낸 프리랜서 강사로 독립한 자격으로 금 이야기 하고 있다. 아무도 따지지 않았지만 괜히 찔려서 고백해 보았다.

 

나에게 당당하려면 몸에 배도록 습관화하는 루틴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강의안을 만들기 위해 강의 아이디어를 수시로 기록하고 적용하고 시도하고 반응을 민감하게 살펴빼거나 첨가한다. 나 자신과 하는 약속을 지킬 때 가장 경계하는 건 나 혼자서 만족해 고립하지 않도록 객관화를 하고, 철저히 교육 섭외 담당자와 수강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수시로 메모장에 내 생각을 써놓거나 스레드와 같은 어플에 바로 올린다. 요즘은 블로그 체험단 글쓰기를 하는데, 1,500자~2,000자 정도를 매일 같이 쓰는 일이 글쓰기를 루틴으로 반복해서 글 쓰는 감각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글쓰기와 강의는 공통적으로 '감각'이라서, 계속하는 것만이 실력 향상하고 유지하는 방법이다. 글쓰기나 강의나 치열한 퇴고를 거쳐서 사람들 앞에 내놓아야 하고, 독자나 수강생을 설득해야 한다. 그 두려움을 매번 부딪히면서 성장해가다 보면 역량이 느는 걸 스스로 느낀다. 자신에게 당당함을 느끼는 포인트가 거기에 있다.


계속해서 일정 분량을 생산하고 소화해 내는 루틴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각 유지다. 감각을 더 좋아지게 만드는 건 디테일(내용, 구성, 문장, 어휘 등등)에 신경을 쓰는 일이지만, 유지하게 하는 일은 계속하는 것 자체로도 가능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결과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오늘 할 일에 대한
초연한 치열함'이
내 꾸준함의 비결이란 말이다.


그래야 나에게 당당할 수 있다. 막 불안할 만큼 약속에 얽매이는 게 아니다. 몰입의 공허가 만든 충만함을 느끼는 거다. 본질을 강화한다는 것은 가벼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글쓰기 강의를 잘하기 위해서는 글을 더 잘 쓰고, 꾸준히 쓰고, 독자를 확보하며 동시에 강의준비(체력관리, 강의안 준비, 유머나 애드리브 장착, 강의 시나리오 점검, 지난 강의 복기, 스피치 연습, 수강생과 주최측의 니즈파악, 섭외 받는 강사 퍼스널브랜딩, 일정조율 등등)를 해야 한다. 그게 본질 강화이다.


매일 쓰고 강의하는 감정은 즐거움도 괴로움도 아니다. 오늘 할 일에 초연한 치열함이다. 확신하면 꾸준해진다. 그 확신은 나에 대한 당당함에서 온다.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로 노력하는 자존감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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