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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03. 2024

2024년이라, 내 인생도 참 길구나

아직도 30대입니다.

2024년 새해가 밝고서 생각했다. 그간 생각보다 인생이 참 길구나. 하고.

YOLO고 소확행이고 로또대박이고, 한탕주의로 빠질 수 있는 모든 건 경계해야겠구나. 누군가 나를 건드리면 그냥 시간을 몇 초만 더 가지고 혹은 감정이 차오르거나 멘털이 무너지는 일이 생기면 며칠만 더 두고 넘겨야겠구나.

 결국엔 전부
'과정'으로 남으니까.


나는 군대에서 만 스무 살 적에 실탄이 든 총구를 스스로에게 겨눈 채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실화이다. 이후 아무리 오래 살아도 서른은 넘길 것 같지 않았는데, 삼십 대가 되자 덤으로 산 기분에 뭘 해도 꽤 견딜만했다.

그랬던 내가 진짜 마흔을 앞두고 있다. 빠른 86년생이라서 그동안 익숙하게 세어온 나이로 따지자면 동기동창들은 대부분 40세가 된 해가 밝았다. 연나이로 따져도 정말로 '곧' 앞자리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것도 실화다.

나는 아홉수 따위는 기분 탓이라 치부하며 믿지 않기 때문에 올해도 그저 기대'만땅'일 뿐이다. 덤으로 덤으로 사는 인생은 모든 게 선물이지 않겠는가.

내가 죽을 불치병에 걸려보지도 않았지만 20대 초반에 끔찍했던 군시절을 겪은 이후로(그래봤자 후방부대 공군이었지만, 사건사고가 좀 있었다) 20대와 30대 중반까지 욜로로 살아왔다(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제는 마흔을 딱 코앞에 두고 인생이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인생으로 증명해야 할 때라고 다짐했다. 80세를 두고 평생을 보더라도 절반을 살았다는 건 강하게 버텨왔거나 운이 좋았던 것이니. 남은 절반 이상도 과정으로 살아야겠다. 또 모르지 않나. 다음 생에 이번 생의 영향을 받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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