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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21. 2024

우리 인생도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흘러간다

알고리즘: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일련의 절차나 사고방식

유튜브 숏츠나 인스타그램 릴스(짧은 분량의 영상 숏폼) 등의 피드를 넘기다 보면 최근 내가 꽂혀 있는 관심사를 알 수가 있다. 우스갯소리처럼 소개팅에서 요즘 20대는 인스타그램 *'돋보기'를 눌러 상대를 확인(!)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알고리즘 추천 게시물이 모아져서 보이는 기능)

개인의 취향을 빠르게 알 수 있어서 좋은 거 아닌가? 하는 분은 순수하게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겠지만, 뜨끔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이지 자신의 뇌구조를 들킨 기분이 들 것도 같다.(검색기록 삭제로 초기화도 가능ㅎ...)

캡쳐: 피드에서 보다가 저장한 것

최근 나에게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짧은 레시피 영상이다. 여자친구에게 요리를 해주겠다는 일념 하에 차곡차곡 레시피를 모으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가령 라이스페이퍼를 사용한 호떡이라든지 눈사람 버섯전골, 원팬 크림파스타 등등이다. 내가 좋아요를 누르거나 저장하거나 재생 후 오래 머문 영상과 비슷한 영상이 알고리즘에 의해  계정 피드에 맞춤으로 뜬다.


요즘엔 음악을 듣는 앱에서도 마찬가지로 내가 평소 듣던 음악을 토대로 '이동영 님이 좋아할 만한 음악'이라며 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어떤 유명 뮤지션(정확히 누군지를 까먹음)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선정한 플레이리스트만을 고집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할 만한 걸 네가 규정해? 하는 마인드였던 거다. 그러다 우연히 추천음악을 들었는데, 너무 좋았더란다. '만약 이 추천이 아니었다면 평생 내가 클릭해서 들을 일이 없었을' 음악이었다며 지금은 그 기능을 토대로 음악을 감상한다고.  

이게 꼭 스마트 기기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생도 . 내가 어떤 생각에 오래 머무느냐, 어떤 환경에, 어떤 사람 곁에 오래 머무느냐에 따라 관련한 것이 더 눈에 잘 띄고 들리고 다가온다.


그래서 가끔은 알고리즘 추천에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한 걸음 떨어져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시야가 협소해져 있진 않은지. 부정적인 분위기를 품고 사는 건 아닌지. 나보다 남을 보고 비교·시샘·질투·비난·저주하는 데에 혹 꽂혀 살고 있진 않은지 말이다. 이게 가능하다면  근거 없는 비방, 팩트체크가 안 된 글을 멋대로 싸지르거나 남을 죽이는 악플러가 되는 일. 또 악연과 계속 엮이는 일이나 불행이 불행을 낳는 일을 미연에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 인간관계론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처세술보다 먼저 현재 내가 반복하는 걸 끊어낼 것부터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부정적인 언어습관이 심한 사람과 있으면 내 운의 기운이 그쪽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지속하며 나아가야 하는 것 역시도 한발 떨어져 선택할 시점은 지금이다.



잘못된 자기 신념에 갇히는 일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 같다.


지금 나는
어떤 것에 빠져 있는가?
지금 나는
어떤 걸 반복하여
보고 듣고 기울이고
있는가?
지금 내가 반복하는 건
과연 생산적인가?


이렇게 믿어 보자. 시간이 많은 게 아니라면, 그만둬야 할 건 그만둬야 내 인생도 다른 알고리즘을 타고 흘러갈 수 있다고.


https://brunch.co.kr/@dong02/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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