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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12. 2024

귀여운 것은 귀여운 것이다

언어의 심리학

'귀엽다'라는 말의 본성에는 '파괴할 수 있다'가 깔려있다는 심리학적 해석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여친님이 나를 귀여워하며 말할 때 흠칫 경계하기도 했다. 아는 게 힘이 아닐 때가 있는 거지.


근데 귀여워하는 저변의 본성은 '파괴할 수 있' 하나만 있다거나 비중이 큰 것이 아니란 걸 연애를 통해 깨닫는다. 여자는 남자가 귀여워 보이면 답이 없다는 걸. 차은우급 외모가 아니라 평범 이하의 외모라도 귀여움을 느끼는 이상 폴인러브가 시작됐다는 사실인 것을. 그건 남녀가 바뀌어도 마찬가지이고, 상대가 어른이거나 고양이이거나 강아지이거나 햄스터이거나 다 마찬가지라는 것을.

순간적인 귀여움을 느낀다는 건 좀 거칠게 말해 파괴할 수 있는 속성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파괴가 아니라 끝까지 곁에서 함께 하며 지켜내고 싶은 양가적 감정이 드는 심리라는 걸 말이다. 파괴할 수 있다면 지키는 걸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그 자체만으로 해석할 수도 없고 그 저변의 속성만으로 비중을 둘 수도 없다. 전후 사정의 상황적 맥락으로 풀이해야 한다. 고로 귀여운 건 귀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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