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Jun 11. 2024

좋아하는 일을 할까? 잘하는 일을 할까? 아니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며 살고 있나요?

요즘 청년들의 최대 고민 Q.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

돈 버는 일을 해야 할까?


어떤 텐션 높은 예능인 출신 사업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그가 한 강연 프로그램에 등장해 남긴 핵심 메시지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재미로 시작해서 실패를 축적하다 보면 실력의 데이터가 쌓여서 결국엔 잘하는 사람이 된다는 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찾는 사람들도 자연히 늘어났다는  그의 경험담이다. 고민을 털어놓는 청년에겐 너무 쉬운 해답이 있다며 '하고 싶은 걸 해서 돈을 많이 벌면 된다'라고 자기 특유의 열정을 설파다. 그는 방송이 아닌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그것에 몰입해 미치는 모습으로 다.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가 될 만큼 자기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만들었다. 정말로 즐기며 도전하는 이미지를 굳혔다. 종종 노출되는 근황을 보면 100% 실체는 어떠할지 알 수 없어도, 한결같이 자신의 말을 삶으로 증명하며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어떤 T 성향 같은(!) 스포츠선수 출신 예능인은 자기 분야에서 하는 일은 냉정한 자기 평가를 통해 '잘 해내는 게 먼저'라고 강조한다. 방송에서 누군가 청년들에게 '즐기라'는 말로 위로하면 분노가 치민다고 고백했다. 그냥 즐겨서는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책임감을 가지고 전쟁이란 생각으로 자신의 일에 임했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이 비로소 이길 수 있었던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자의 반박불가 이야기였다. 지금 예능을 할 때도 그는 자신을 최대한 내려놓고 과거사에 대해 예능식 놀림감이 되더라도, 재산에 대해 부풀려져도 예능 속 캐릭터로 굳힐 만큼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보는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는 레벨 높은 예능인으로 성장했다. 스포츠 선수 출신 토커 예능인 중에서도 단연 강호동 다음으로 독보적 성공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꺼이 망가지며 여장 같은 것도 전혀 마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설적이고 현실에 냉정한 성향의 자신의 색깔을 놓지 않은 채로 입담을 보여준다. 수년 째 다양한 예능 소화한다. 단순히 즐기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치열하게 성공적인 예능인의 이력을 쌓아가고 있다.  

 

어떤 말 잘하는 기업가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자신의 회사를 8천억에 매각 후 투자자로 승승장구 중이다. 지금은 후배 사장을 양성 중인 그는 이른바 1조 부자(자산가)로서 말한다. 청년이라면 '다 제치고 돈 버는 일'부터 하라고. 그게 순서라고 역설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할까, 잘하는 일을 할까 고민하는 건 실수라며 자신의 생각을 단호히 말한다.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 증명하는 수단이 자본의 축적이며 이것이 우선순위라는 말이다. 청년이라면 즐기는 건 잠시 유보하고 지금은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 때라고. 부모님께 의존하거나 외부에 탓을 돌릴 정도로 어설프게 돈을 버는 일 말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낼 만큼 자신의 시기에 맞게 주도적으로 살아갈 정도의 돈을 우선 축적하라는 말이었다.



셋 중에 진리라 할 만한 정답이 있을까? 없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 바이 사람,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를 수도 있는 현실이다. 개인적인 내 생각을 말한다면, 나는 이중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말이 되고 설득당할 만한 논리다. 각자의 경험에서 나온 말들이니까.


이 세 개의 선택지 말고도 또 무엇이 있을 수도 있겠다. 다만 누구에게 더 운이 따를지, 그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에 미래가 달려있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데 감히 무엇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게 운을 가져오는 기회를 창출해서, 과정을 쌓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더 필요한 선택을 할 뿐이다.


이 글의 독자도 각자의 방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때에 따라 어떤 일이냐에 따라서 혼합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가능하겠다. 부지런하게 도전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잘하는 일이 되어 돈을 벌 수도 있다. 재능을 타고났다면 시나브로 잘하는 일로 능숙해져 노력과 열정이 보태어지니 돈을 벌 수도 있다. 일단 돈이 되는 일부터 파고들다 보면 선수가 되어 좋아하는 일을 할 시기를 맞는 여유가 생길 수도 있다.


모두 미래형이다. 그러니 현재 부지런히 타고난 재능을 찾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기든, 전쟁처럼 책임감 있게 치열한 몰입으로 죽을 둥 살 둥 밀어붙이든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속도 차이가 날 뿐이다. 자기가 정한 기준과 규정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속도 차이가 상대적일 수도 있고 절대적일 수도 있다. 타인이나 세상의 평균과 경쟁할 수도 있고 어제의 나와 경쟁할 수도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같은 것. 달릴 때도 있고 멈춰 서야 할 때도 있고 누군가를 부축해야 할 때도 있고 천천히 풍경을 보며 걸어야 할 때도 있고 심지어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결과를 내는 것까지가 자기 관리라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 미시적 점에서만 보면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지 않는다.


단, 누구인생 전체로(거시적으로) 보면 공평하다. 개인마다 설정한 목표나 처한 상황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운이 다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전환으로 잘 풀릴 여지도 있는데 열정의 비극에 매몰된 것이라면? 혹은 조금 더 가면 도달할 목표달성 앞에서 좌절한 것이라면?


이러니까 인생은 결말을 알 수 없는 책이란 거다. 만화 <원피스>의 명대사나 <코코>처럼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억의 소멸로 비로소 생은 끝난다. 기억을 남기면 생명도 연장된다. 영생의 길은 누군가의 그리움이지 않을까.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살아생전 작품이 팔리지 않아 가난했어도 그림에만 매진했던 반 고흐처럼 사후에 인정받은 자신의 꿈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지금 여기에 살아서 존재하는 내가 어떤 선택이든 '결단'하면 된다. 늦을 수도 있고 생각보다 빠를 수도 있다. 운이 좋지 않은 시기엔 정체기나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수록 지속하지 못한다는 불안에 자신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실존적 존재로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새롭고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혹자는 물 들어올 때만 노 젓지 말고 물이 없어도 쉼 없이 노를 젓고 있어야 물이 들어왔을 때 더 잘 나간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무엇이 내게 도움이 될 일인지 지금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있다. 시작하면 뭐라도 남아 우연이 우연을 만나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내가 보기에 현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저 죽기 전까지 덜 후회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하며 산다. 후회 없는 선택을 자신하긴 어렵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 없도록 노력하는 수밖엔. 부지런하게 사유하며 머무르지 않고 과감히 선택하며 다음으로 건너가는 일이 인간만이 누리는 여유라는 게 이 세 가지 질문(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Vs. 돈 버는 일) 끝에 내린 내 나름의 결론이다.



글: 이동영(작가, 글쓰기 강사)

«사람아, 너의 꽃말은 외로움이다»,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저자

매거진의 이전글 굳이 새로운, 모르는 사람을 가끔 만나야 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