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래 들어자주 듣는 말이다. 11년 차 강사가 되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어쩌면 강사로서는 '성공'했다고 자부할 정도로 인정해 주는 말들이다. 나는 사랑의 언어가 '인정하는 말'이어서 사랑받는 기분이 든다. 감사하다.
그런데 직업으로 사회에서 성공하는 건수익면에서도 절대평가로 월등한 수준이 지속되어야 하기에 아직 멀었다. 다만 한 회 한 회 강의를 하거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영상을 올릴 때 이런 말을 듣고 있으니 이 기준으로는 '성공'이 맞다.
첫 문장부터 자기 자랑인가 싶었다면 본론은 조금 다른 말을 할 것이니 아직 뒤로 가기를 누르지 마시라. 사실 잘 나가는 내게도 고민이 있다. 내 직업은 강사라도 내 정체성은 '작가'라는 생각을 하며 꾸준히 글을 쓰고 살아가는 내가, 독자들로부터 역시 듣고 싶은 말이 위와 같다는 게 고민이다.
강의 현장에서 담당자가 '또 섭외하고 싶다'라고 말하고 실제로도 2~3회씩 해마다 섭외해 주는 곳이 있다. 이걸 책으로 바꿔 말하면 출판사에서 내가 '또 출간하고 싶은 저자'로 불리는 것이다. 독자에게는 '다음 신간을 기다린다'는 말일 것이다. 몇몇 내 책을 애독해 주는 분들로부터 듣긴 했지만 그 수가 아직 적다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소수 취향을 탄 것이라면 오히려 다행이다. 내가 대중 작가의 반열에 오르려면 내가 쓰고 싶은 글보다 대중이 읽고 싶은 글이 무엇인지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 이는 스스로 아티스트가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가능하다. 아직 아티스트이고 싶었나 보다. 미처 다 벗어나질 못했다. 내가 고차원적인 예술가 타입의 작가가 아니라는 진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나는 실력 있는 대중 작가로 거듭나고 싶다. 브런치에서도 대중적인 글보단 매니아적인 글을 더 많이 올렸다. '브런치 작가들을 위한 글쓰기 노하우'가 내 이동영 글쓰기 채널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더 많은 이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책을 쓰는 게 목표이다.
어떤 베스트셀러는 제목만큼의 임팩트가 내용에 하나도 없지만 계속해서 중쇄를 기록한다. 그 임팩트는 대중이 책을 구매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지 내가 임의로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나도 매가리(?) 없이 책 제목에만 임팩트가 쏠려 있는 책을 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가? 자문해 보면 솔직히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는 유혹이 없진 않지만 그게 또 되고 싶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갈팡질팡하는 내게 그런 책 제목이 툭 하고 하늘에서 떨어질 리가.
다음 신간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총 2권 세상 빛을 볼 예정이다. 지금 열심히 원고 집필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엔 잘하고 싶은데, 또 힘을 빼야 더 잘 된다는 걸 알기에 어디까지 힘을 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전략적으로만 100% 다 된다면 참 좋겠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강의에서 하는 말이 있다. 좋은 책을 쓴다고 베스트셀러가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도 아니다. 그러나 베스트셀러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나는 그 이유가 조금이나마 더 깊이 있게 독자에게 가닿는 이유이길 바라며 오늘도 원고 집필을 한다. 글쓰기 강사이지만 책을 쓰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팔리는 책을 쓴다'는 건 그 누구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팔리는 책을 꾸준히 쓰고 있다. 내가 매가리가 없다느니 유명세 덕분이라느니 하며 비판할 수준을 넘어선 책들은 대중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는 거다. 억울하면 내가 매가리 없어도 좋은 책 제목을 뽑아내거나 유명해지면 될 일이다. 공허한 비평이다.
알고 보면 내 책에 없는 걸 그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잘 새겨내고 있다. 나보다 보이지 않는 노력을 더 했을지도 모르고 나보다 재능이 더 탁월한 것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나보다 환경과 운이 더 나을지도 모르고 나보다 더 독자들의 마음을 잘 건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오늘 몇 자라도 더 쓰고 마감기한까지 한 자라도 더 고치는 작업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