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한낱 인간일 뿐인 것을
나를 돌보는 생의 감각
지금 내 자신감과 자존감의 근간은 '한낱 인간'이라는 프레이밍이다.
나는 인간의 생이 뭘 망설이기엔 한낱 지나가는 생이며, 그 실체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감각이 생겼다. 우리가 우선 판단하는 잘난 외적 조건도 그저 다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저 수많은 건물들, 돈 문제, 인간관계, 건강관리, 의식주, 베스트셀러, OO상 수상, 정치, 전쟁... 이런 걸 지켜보면 우리 인간들이 다 자초하고 수습하는 세상이다. 그 속에 어느 날 던져진 생(生)일뿐이라는 감각이 피어났다.
한갓 생이라 흘려보내기보다는
혹은 아등바등 이를 갈고 살기보다는
과거의 상처나 후회, 미련, 한때의 영광에 머물기보다는
지금 여기에 나,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사랑하며 더 많이 여유롭게 살면서 내가 바라는 삶으로 조금씩 채워나가자고.
나를 먼저 챙기고 내 곁에 있는 사람 챙기고. 이 모습으론 한 번 뿐이니 이 세상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다 가보자고.
한 생애동안 잔뜩 먼지를 일으키고 떠날 이 우주에, 내 목소리 하나가 아주 조금은 이로운 파동을 퍼뜨리는 주체가 되길 소망하며 살아보자고.
나를 돌봄은 나를 돌아보는 것.
때가 되면 무슨 일이든 다 일어날 것이고 성장하고 성숙해질 기회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는 태도는 부질없음을 아는 것.
이 감각이 지금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데, 마음의 조급함이나 부정의 불안감이 거의 다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