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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22. 2016

스마트시대의 새로운 울림 ‘작가감성’-(3)

‘주체성을 가지고 표현하기’

최근에 옥상에 올라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질문이 생뚱맞죠? 옥상에서 작가감성을 ‘발견’했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인데요. 이것은 아주 평범한 이야기지만,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계절은 요맘때쯤, 제가 홍대 앞 고시원에 살 때였습니다. 비가 갠 날 아침이어서 빨래가 널려있지 않은 옥상의 빨랫줄엔 빨래집게만 여느 때와 다름이 없이 꽂혀있었죠. 평소 같았다면 그냥 빨래를 널고 말았을 테지만, 그 당시 저의 상황은 ‘기다림’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기다림을 요구받고 쓸쓸한 감성이 하루하루 그리움으로 쌓여가고 있었지요. 게다가 면접결과 발표날도 겹쳐서 그 기다림은 간절함까지 보태어지고 있었습니다.


힘차게 셀프-파이팅을 외치며 빨래를 들고 올라간 저는, 결국 의자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휑한 빨랫줄에 빨래집게를 보니, ‘네가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더라고요. 그때 무심코 사진을 찍었고,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빨래집게 사진 한 장에 대고 쓴 저의 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빨래가 꽂혀있지 않다고 해서/빨랫줄에 꽂혀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는 너도/누군가를 위해 그 자리에서 기다릴 줄을 아는데.......’


어떤 소설가는 자신이 쓰는 책을 두고 ‘감정의 감옥’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에 쌓인 모든 것을 끄집어내서 책이라는 감옥에 쏟아 부으면, 자신은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그때 당시 초조함의 감정을 글로 써서 저의 방식대로 표현하니, 한결 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주체성을 가지고 표현하는 것을 저는 ‘작가감성’이라고 말합니다.


내친김에 제가 ‘빨래집게’를 보고 쓴 글 한 편을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네가 흠뻑 젖어있다면

나는 햇볕이 되어줄 수는 없지만

빨래집게가 되어 줄 수는 있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널 기다릴게/네가 괜찮아질 수 있도록

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네가 내게 그랬듯이


ⓒ이동영



사실 표현을 한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죠. 글로 예를 들더라도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를 떠나, 그 글의 주인으로서 부끄러움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표현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하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작가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조각가, 사진작가, 만화가 등등 아주 많습니다. 그들은 사색하고, 온전히 느끼면 그 후에는 각자의 표현으로 귀결을 짓습니다.


우선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꾸 표현해보기를 바랍니다. 예술은 기본적으로 누가 봐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표현의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소하지 않은 ‘몰입된 가치’이며, ‘주체적인 자아’의 산물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진실한 표현은 곧 나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제가 페이스북을 하다가, ‘좋아요’라는 흔한 버튼을 두고서 일명 ‘새벽감성’에 취해 쓴 글 증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좋아요. 상처 있는 당신이 좋아요. 나도 상처가 깊은 걸요.

눈물이 많은 당신을 좋아해요. 나도 울컥하며 차오르는 걸요.

외로워하는 당신이 좋아요. 나도 같은 사람인 걸요. 기대어야 숨 쉴 수 있는.

우울해 하는 당신이 좋아요. 적어도 자신에게는 솔직한 사람이니까요.


위의 글들은 어디서 나온 것이거나 흉내 낸 것이 아니라, 부끄럽지만 저의 표현으로 세상에 내놓은 글들입니다. 여러분도 어떤 방식으로든 사색하고, 온전히 느낀 후에는 표현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살아가며 경험한 것을 새로운 의미로 피워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것은 단순히 인증을 위한 표현이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하는 표현이란 것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작가감성’이라는 태도 세 가지를 정리해볼까요?


첫째, 검색을 넘어 사색하기

둘째, 인증하기 전에 느껴보기

셋째, 주체성을 가지고 표현하기


어딜 가서 무얼 하든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의 액정이 아니라, 내가 있는 이곳의 나의 마음이었으면 합니다. 그 마음, ‘작가감성’으로 사색하고, 느끼고, 표현해보면 보다 스마트한 하루하루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인스타그램: dong02insta

#이동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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