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그다지 그리운 사람이 아닙니다.
나 역시 그런 것 같아서 자연히 반성하게 되는군요.
구약성서에서 969세까지 살았다고 기록한 장수의 상징이자 노아의 할아버지 무드셀라는 나이가 들수록 기억을 왜곡하여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 했다고 해요.
그러한 퇴행심리를 일컬어 '무드셀라 증후군'이라고 한다는데요.
왠일인지 그 사람을 떠올리면 그 좋은 시절이라고 그리워지기보다 자괴감이 들어요.
내가 그 사람을 왜 그렇게나 사랑했었지?
너무 푹 빠져서 젖은 채 나를 잃고 멈춰버렸던 시절이 살짝쿵 억울해지기도 할만큼 말이죠.
그치만 내가 이런 감정이 든다는 것이
그 사람에게 남는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테니 굳이 생각을 오래할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누군가에게라도
그리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야 지난 과거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건 아마도 새로운 그리움일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