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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Dec 18. 2016

유서같은 이 글의 갈무리

자괴감: 스스로 부끄러워 하는 마음

누구의 말대로 자괴감이 든다.
태어난 것에 대한 자괴감이다.
누구도 원망할 수 없기에 더욱 큰 자괴감이다.
자괴감은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뜻한다.
생존하는 나의 가치가 한없이 낮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진짜 내가 아닌(나를 평가하는)날 둘러싼 것에 대한 잣대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존감이 낮다라는 말로 흔히 표현한다.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어서만이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할 것은 아니다.

삶은 끝까지 살아보면 무궁한 가능성으로 살아볼만 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이다. 미래를 위한 현재를 생각하는 건 내게 너무 먼 얘기다. 현재 삶의 자괴감을 생각하는데에는 역량의 한계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있다. 네임밸류나 영향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마음도 그렇다. 나의 주관이 이 세상에서 통하지 않는 세상, 내가 행위하는 의도와 다른 해석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것이다. 아무도 내가 아니면 나에 대해 적확할 수는 없다. 다만 난 타인들이 나에게 근접해질 그것을 위해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약 3개월을 정해두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더이상 살고 싶지 않은 것이 숭고한 것도 위대한 것도 미친 것도 극단적인 것도 아니다. 나는 개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세상을 원망한다. 내가 태어나 조금도 바꾸지 못한 이 세상을 원망한다. 그게 유서같은 이 글의 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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