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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쓰기의 모순

고민 걱정 생각 글귀

by 이동영 글쓰기

사실 글쓰기를 할 때 감정을 나열하는 글은 글쓰기의 질을 높이는데 있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메모 정도는 좋지만 진짜 습작을 하고 사람들에게 공유할 만한 글이라면 이런 혼잣말 같은 글은 공감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작가로서의 좋은 습작글로 분류할 수는 없는 것이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공유하는 모순된 이유는 내 감정을 나누고 기록해두고픈 욕심에 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위트 있는 글과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름의 주관적 정의 때문이다. 하지만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이런 짧은 감정만 담긴 글들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 맞다. '짧은 글'이 문제가 아니라, '짧은 글만' 쓰거나 읽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자꾸 쓰는 원인은 글쓰기 역량의 부족함, 글쓰기 철학의 부자에 있으며 플랫폼의 규격에 따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시대 시간을 쓸 줄 모르는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은 스크롤을 엄지로 밀다가 발견하는 이런 짧은 글들에 좋아요를 누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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