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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an 28. 2017

알면 됐다

청빈(淸貧)한 인생을 꿈꾸며

얼마전 <버킷북>에 10여 개의 글귀를 100%기부하고는 쿨내진동하며 추가적인 수익에 대해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식같은 내 글, 누구보다 내 글을 사랑하는 나로써는 내 글귀가 가치가 없어서도 아니요, 돈이 많아서는 더더욱 거절의 사유가 아니었다. 또한 <버킷북>이 앞으로도 더 승승장구 할 거라 믿어의심치 않기에 <버킷북>을 얕본(?)것 역시 아닌 것은 자명한 사실.


내 꿈을 담고, 내 꿈을 닮다라는 그 좋은 취지에 <버킷북>을 기획•제작•홍보•펀딩•판매까지 진행하면서 그들이 그야말로 적수공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기에 아주 매우 정말 진짜 글귀 기부가 영광스러웠다.(참고로 와디즈 인기프로젝트 1위를 기록하며 펀딩목표금액 300%초과달성을 해냈다.)


직접 펀딩투자에 참여해 받아 본 <버킷북>과 더불어 글귀 참여에 따른 선물을 빙자한ㅋㅋ홍보용? 으로 <버킷북> 여분을 2권 받았다. 홍보가 되는 분들께 가급적 선물해주었음 하는 속내를 들키고서도 ㅋㅋ더 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 이루 감출 수 없다며 추석한우소고기선물세트 드립 등을 시전하는 이 열정가득한 순수한 생명체들 앞에서 나는 에둘러 말했다.


(지금 <버킷북>에 삽입된 제 글귀) 앞으로도 그냥 쓰세요. 빼거나 쓸 때 말만 해주세요. 다른 작가여도 선뜻 (기부)했을 거예요. 지금 그 마음만 잊지 말아주세요.


한마디로 '알면 됐다'는 거다.


먼저 미리 도착해 카페 분위기에 취해 책을 읽느라 선주문을 했던 카페에서도 이들은 커피를 사주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지만, 나의 다이어트 핑계로 인하여 저녁을 사주지 못한 것도 진심으로 아쉬워 하는 눈치였다. <버킷북>을 만든 '이루다' 팀원 중 세 분이나 찾아 오셨는데, 그것만으로도 만나서 반가웠고 영광이라고 했다.


나는 돈에 욕심이 없는 게 아니다.

그냥 알아주면 그것으로 되는 일이 있는데, <버킷북> 간지에 삽입된 내 기부글귀가 그것이었다. 예를 들면 한동안 강연요청이 들어와도 날 이용하기만 할 속셈이 아니라, 정식으로 알아주기만 한다면 기꺼이 노개런티(?)로 할 생각인데, 내가 더 큰 역량 및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지경이 아니고서야 내 이력상 이게 맞는 수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책을 자주 선물하고 북콘서트 때 퍼주는 이벤트를 연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이젠 그럴 여유도 없지만)


<버킷북>은 실제 버킷리스트 작성 후에 정식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사실 그제 만난 이들이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버킷북 2권을 선물로 주었으니 100% 기부도 아닌 셈이 되었다. 부끄럽다. 내 글귀가 쓰임받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찾아준 것에 감사할 따름이며 내 글이 <버킷북> 판매에 조금이라도 기여했으면 하는 진심어린 바람이다.


세상엔 돈 보다 중요한 가치가 정말이지 많다.
(불가능하겠지만)돈으로 엮인 관계를 피할 수 있다면 난 혈연관계가 되었더라도 피하고 싶은 심정으로 산다. 비즈니스관계, 자본주의 웃음을 짓는 건 지치는 일상을 살아가다가 잘 포장된 가면 쓴 연기자들을 보며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생각을 비우고 대리만족 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사람은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본능적으로 이익을 계산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너무 바보처럼 당하고만 살지 않을 수 있다면 적어도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은 최대한 믿으며 살고싶다. 단, 어디까지나 개인적 희망사항이다. 아마 생계를 위해서라도 이렇게는 못 살지 싶다. (선택이 가능하다면)자발적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소신•원칙과 철학이 있는 이상적인 삶의 방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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