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Mar 25. 2017

청첩장도 받고 위로도 받은 썰

사소하지만 큰 위안

얼마전 청첩장을 들고 온 여자사람친구와 거의 2~3년 만에 만나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대학시절 장학금을 타게 해준 계기(교내 장학프로그램 추천)를 마련한 고마운 친구였고 졸업 후에도 외부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서슴없이 찾아온 친구였기에, 거기다 결혼식도 집이랑 넘 가까운 곳에서 한다해서 무조건 갈 거라고 했다.

그 친구 성격상 청첩장 준다고 한 것도 질질 끄는 법 없이 다른 약속 제쳐두고 집 근처 카페로 와주어서 부담없이 수다를 시작했다. 커피를 얻어 마시며.


결혼을 앞두고는 역시 결혼준비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여러 에피소드, 그 중에서도 남친(예비 신랑)뒷담화가 빠질 수 없지 않나. 그 친구가 마침 요 근처에서 운동을 다닌다고 화두를 던지길래, 내가 복싱을 30만원이나 등록하고 한 번 가고선 안 나가서 돈 아까워 죽겠는데 이 몸뚱어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하니, 남친은 100만원이나 주고 끊은 헬스장을 두 번 가고 날렸다는 것이다.


아하, 비슷한 성향으로서 공감하고 안타까워해야 할 타이밍인데, 왜이리 큰 위안이 되는지!


아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나보다 70만원이나 더ㅋㅋㅋㅋ 라는 못된(?)위로감이 30만원이라는 큰 돈을 날렸음에도 더 크게 다가온 것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삶의 위안이 되는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안도감이란..!!


내 비록 돈은 없지만, 내 주머니 가능한 한 두둑한 축의금을 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관계란 늘 숙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