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속그 곳
'역사교과서 속 도시'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가볼 도시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사마르칸트(Samarkand)다. 사마르칸트라는 동명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도 있을 만큼 사마르칸트는 수도인 타슈켄트(Tashkent)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실크로드의 길에 위치했던 도시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역사의 층이 상당하게 느껴지는데..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고도 사마르칸트는 과연 어떤 도시일지 한번 랜선으로 둘러보도록 하겠다.
도시와는 개인적인 인연은 없고 위에서도 언급한 동명의 사마르칸트 음식점을 가본 적이 있다. 가게가 동대문 쪽에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진입장벽이 낮은 양꼬치구이(샤슬릭이 맞으려나?)와 덮밥 종류를 시켰던거 같다. 맛은 거부감 없이 먹을만했던 느낌. 찾아보니 서울말고도 전국 곳곳에 동명의 음식점이 여러 있는거 같다. 체인점 같기도 한데 새로운 음식에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가서 드셔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소속 국가: 우즈베키스탄
현재 지역: 우즈베키스탄의 동쪽 부근
영문 이름: Samarkand
원 이름: Самарқанд (우즈베크어)
도시 면적: 120km²
지도를 보면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 동측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은 곳에 있는걸 알 수 있다. 이곳은 예전부터 동서로 틔여 있는 입지를 바탕으로 상업이 발달했고, 8세기 무렵 이슬람 왕조인 우마이야 왕조가 이곳까지 장악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슬람의 영향권 아래 들어서게 된다.
현재 이곳은 우즈베키스탄에 속해있지만 인종 구성을 보면 우즈베크인들보다는 타지크인들의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한다. 이게 공식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으로 나라의 경계가 구분되어 있긴해도 이게 어떻게 보면 소련의 붕괴 이후 임의적으로 그 경계가 정해진 면도 없지 않기 때문에 인종의 구분과 나라의 구분과는 크게 연관이 없는 것 같다.
청록색으로 상징되는 도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 레기스탄 (Registan)
- 레기스탄은 도시의 중심광장이라는 뜻으로 웅장한 주변 건물들과의 조화가 눈에 띄는 곳이다. 광장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웅장한 건물들은 예전 교육 시설이었던 마드라사(madrasah)와 다른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400년 이상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건물로 청록색 돔 색깔이 무척이나 인상적인걸 알 수 있다.
※ 구르 아미르 (Gur-e Amir)
- 이곳은 티무르 제국을 좋아하시는 분이 가시면 좋을듯. 티무르와 그의 아들, 손자가 함께 있는 묘다. 구르(Gur-e)는 묘, 아미르(Amir)는 지도자를 뜻하는 말이라고.. 이곳 역시 청록색 돔이 인상적이다.
※ 샤흐리삽스 (Shahrisabz)
- 페르시아어로 녹색도시라는 샤흐리삽스는 사마르칸트와 가까이 있는 근교 도시다. 이곳 역시 티무르 동상이 우뚝 서있는걸 볼 수 있는데, 이곳이 티무르의 출생지라고 한다. 역시 티무르 제국에 흠뻑 빠져있는 분이 가보면 인상적이지 않을까 싶다.
13세기 초 몽골 제국의 침공 때 약탈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끌려갔지만, 워낙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무역 거점이었기 때문에 곧 복구된 것으로 보인다. 14세기 초 차가타이 한국 시대에 사마르칸트를 방문한 여행가 이븐 바투타는 매우 크고 훌륭한 도시이며 아름다움은 그 중 제일이라고 평했다. 차가타이 한국 다음에 들어선 티무르 제국은 사마르칸트를 수도로 삼았으며, 현재 도시에 남은 수많은 역사적 관광지가 이 당시에 만들어진 것일 만큼 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의 문화, 예술, 무역의 중심지로서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한다.
세계사 책을 살피다보면 전세계를 호령하는 몽골제국이 나온 후 그 몽골의 느낌이 나는 나라가 하나 등장하는데, 그 제국의 이름이 티무르 제국이다. 티무르는 몽골제국의 재건과 이슬람 제국의 건설 이 두가지를 동시에 내걸고 등장한 나라인데 차례로 주변국가를 정복하는 등 순식간에 영토를 넓혀나갔다. 영토 확장의 절정은 당시 떠오르던 오스만 제국의 술탄 바예지드 1세를 앙카라시에서 격파한 앙카라 전투의 대승에서였다. 이러한 연전연승으로 티무르 제국의 영토는 위의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서쪽 지중해 동쪽까지 확장될 수 있었다. 이런 영향력있던 제국의 수도가 바로 사마르칸트였다.
하지만 영웅 티무르 사후 티무르 제국은 거침없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나라가 세워진지 100년이 조금 넘은 1507년에 멸망하게 된다. 제국의 이름에 비해 빠르게 망한 느낌인데 후계자 선정에 있어 여러 갈등이 있었던게 망한 주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 나무위키에서 '티무르 제국'에 대해 설명한 페이지를 보면 아래쪽에 '역사보기'라는 틀이 있는데 몽골, 우즈베키스탄, 이란 등을 비롯해 10개도 넘는 국가들이 관련 국가로 지정되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 말은 현재 티무르 제국을 확실하게 잇고 있는 국가는 없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티무르 제국의 존재감이 적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확실히 후손이 좋아야 그 조상의 영웅들도 인정을 받는 법인데 그련면에 있어서는 이 티무르 제국은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까지 사마르칸트를 살펴보았다. 이슬람과 티무르 제국의 흔적이 남아있던 역사적인 고도로 중앙아시아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곳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사마르칸트를 끝으로 '교과서 속 도시' 시리즈는 이번을 끝으로 잠시 쉬어가고자 한다. 아직도 이 주제로 골라볼 수 있는 도시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을 둘러보고 때가 되면 다시 해볼까도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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